당신은 슈펴맨이 아니에요   미정
 꾸물 꾸물 hit : 237 , 2000-12-18 23:30 (월)
짱이의 일기  --  2000. 12. 17           일요일        꾸물 꾸물

당신은 슈퍼맨이 아니에요

아침부터 놀라움으로 시작했습니다.
첫 번째는 늘어난 내 몸무게에 놀랐고, 두 번째는 이렇게 큰 목욕탕이 있었던가 놀랐고, 세 번째는 비치 보석 사우나에 놀랐죠.
몸무게는 늘 놀라고 있던 터라 새삼스럽게 놀랄 것까지야....
(하지만 놀라워  으흐흐흐...  -___-)

목욕탕은 얼마나 크던지 바닥에 물을 뿌려놓으면 스케이트장 해도 되겠더라 구요.
비치보석 사우나는 천장에서 이슬비처럼 떨어지는 물을 맞으며 사우나를 하는 것이었는데 신기하고 재미있어서 30분 이상을 더 했답니다.  
(본전생각?  ^___^::)
알몸에 이슬비가 떨어진다니....  묘하데요.

대학로 에서의 미팅 이벤트는 그렇게 잘 진행이 되었습니다.
케익을 준비하고 프랭카드를 걸고, 디디와 입을 잘 맞춰서 리어설을 해 보고, 피아노 반주자와 타이밍을 맞춰보고 사람들을 맞이합니다.
노총각 노처녀라고 뭐 크게 틀린 것은 없습니다.
나이가 30전후의 정말 결혼이 앞에 있는 사람들이라는 것 외에는 별 다른건 없지만 말하는 느낌과 분위기는 좀더 진지해 보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제가 더 편안해 지죠.  (제가 좀 통나무라...)

역시 의외의 인물과 의외의 커플이 탄생했답니다.
있는지 없는지 조차 모르고 있었던 사람이 제일 많은 표를 받았고 또 커플이 되었죠.
짧은 시간에 상대에 대해 얼마나 많이 알 수 있겠습니까?
하지만 솔직하고 겸손하고 진지한 자세가 여기 모인 분들에겐 다시 만나고 싶은 사람으로 선택되었던 것이죠.

유머 있고, 매너 있고, 분위기 있고, 잘생기고, 거기에 돈과 학벌이 겸비가 된 사람이면 더할 나위가 없겠지만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고 자기의 길을 이제 막 달리고 있는 사람들이 더 많죠.
모두가 슈퍼맨이 될 수 있는게 아닌데 남자들은 본인이 슈퍼맨이 되려 하고 그래야 된다고 믿고 있습니다.
미팅 행사장에서도 말이에요.  그래서 자신 없어 하는 분도 있다는 말이죠.
때론 실수도 하고 의지도 하고 눈물을 흘려도 볼 수 있는 사람이 더 인간적이지 않나요?
실수란 용납이 안되는 단어이고 무능력한 사람은 사회에서 없어져야 할 존재로 여기고 그래서 더 발악을 하면서 본인의 존재의미를 두려 하는지도 모릅니다.
슈퍼맨이기 보단 즐거움을 같이 나누고 고민도 같이 얘기할 수 있는 빈틈있어 보이는 사람들이 더 인기가 있는 것 아니겠어요?

역시 그 커플은 서로의 느낌이 비슷했고 그래서 서로를 선택한 결과가 이렇게 좋은 모습으로 카메라에 담아 졌네요.
프랭카드를 걷고 자리를 정리하고 커플용지와 질문지를 걷습니다.
일요일은 이래서 좋습니다.
참석하신 분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에 저 역시 즐거워지고 그래서 보람도 있네요.
"디디"와 하이파이브를 하며 서로의 수고를 전합니다.

대학로 하늘은 연결된 커플들에게 멋진 데이트하라고 점점 더 불빛이 아름다운 어둠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그대의 안부가 궁금하다

                                     노여심

일에 취하여 보람을 먹고
이름에 취하여 악수를 하는 그대
취하다 지치면 술에 취하는 우리
우리는 모두
세월을 밟고 가는 인생에 취하여 산다.

느낌에 취하여 사랑을 하고
향기에 취하여 정을 나누는 그대
취하다 지치면 침묵에 취하는 우리
영원히 살아 숨쉴 것 같은
그 어떤 것에 취해 우리는 산다.

지금
그대는
무엇에 취해 사시나요?





   겨울바다에서
    
                              최  옥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면서
나는 분분한 발자국을 남기며
걸어갑니다

그러면 파도는
내 어지러운 발자국을
말없이 지우고 갑니다

내 안에 지워지지 않는
아픔도 파도같은 누군가가 말끔이
지워주고 갔으면... 하고
부질없는 생각을 합니다

누군가가 버린 조개껍질
몇 개 주워 봅니다
알맹이는 모두 내어주고
껍질인 채 아름다운 건
천번만번 파도의 위로를 받아 빛나는
이 조개껍질 뿐....
파도의 말을 알아 들을때쯤
나도 조금은 빛을 가지게 될까요

한참을 걸어와서 돌아보니
한 굽이를 지나 왔더군요
그것이 굽은 길인 줄도 모르고...
우리가 살아가는 길도
정녕 그런걸까요





   꿈을 잊은 그대에게 2.

                                         타냐고(고현혜)

우리 모두 한때 꿈을 꾸며 살았지요.

빈주머니 아랑곳 없이
우리는 하늘을 보고
음악을 듣고
나뭇잎 떨어지는 것을 바라보며 행복했었지요.

그땐 순수해서였을까요?

밤파도 무섭게 치는 날에도
추운지도 무서운지도 모르고
얼음장 같이 차가운 모래사장에 앉아
우리는 가능성에 대해 열정저긍로 이야기했지요.

그땐 젊어서였을까요?

우리 생기에 넘치던 얼굴
반짝이던 눈동자
호기심으로 진동하던 가슴
다 어디로 사라졌나요?
아 언제부터 우리는 꿈 꾸기를 멈춘걸까요?

우리 다시 꿈꿀수 없는 걸까요?

물론 우리가 바라보아야 할 현실과 살아가야 할 일상생활
어른으로써, 아내로, 엄마로 일하는 여성으로 해야할 일들
중요하죠.

그런데 말씀해보세요.
정말 꿈이 없다면 우리가 살아 있기나 한건지...

꿈을 잊은 당신!
다시 꿈을 꿀 생각은 없나요



-- 행복이란 무엇인가?  아무 것도 하지 않는 자는 절대로 행복하게 될 수가
    없다.
    행복은 깊이 느낄 때, 모든 것을 소박하게 즐길 때, 자유롭게 생각할 때,
    용감하게 살아갈 때, 혹은 필요한 사람이 될 때에 비로소 생기는 것이다.
                                                          소톰 제임슨 (Storm Jameson)

                                                                    -- 오늘 짱이의 일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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