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에게 미리 쓰는 실연에 대처하는 방식" - 서영아   요긴하고 중요한.
 아침엔 우울하더니 지금은 봄일세. hit : 7788 , 2011-04-15 13:21 (금)

아무것도 아니란다, 얘야.
그냥 사랑이란다.
 
 
사랑은 원래 달고 쓰라리고 떨리고 화끈거리는
봄밤의 꿈 같은 것.


그냥 인정해 버려라.
그 사랑이 피었다가 지금 지고 있다고..
 
 
그 사람의 눈빛,
그 사람의 목소리,
그 사람의 작은 몸짓
........
거기에 삶의 찬란한 의미를 걸어두었던 너의 붉고 상기된 얼굴.
이제 문득 그 손을 놓아야 할 때
어찌할 바를 모르겠지.
 
 
봄밤의 꽃잎이 흩날리듯 사랑이 아직도 눈앞에 있는데
니 마음은 길을 잃겠지.
그냥 떨어지는 꽃잎을 맞고 서 있거라.
별 수 없단다.
 
 
소나기처럼 꽃잎이 다 떨어지고 나면
삼일쯤 밥을 삼킬 수도 없겠지 웃어도 눈물이 배어나오겠지.
세상의 모든 거리, 세상의 모든 음식, 세상의 모든 단어가
그 사람과 이어지겠지..
 
 
하지만 얘야.
감기처럼 앓고 지나가야 비로소 풍경이 된단다.
그곳에서 니가 걸어나올 수가 있단다.
 
 
시간의 힘을 빌리고 나면
사랑한 날의, 이별한 날의 풍경만 떠오르겠지.


사람은 그립지 않고, 그날의 하늘과 그날의 공기, 그날의 꽃향기만
니 가슴에 남을 거야.
 
 
그러니 사랑한만큼 남김없이 아파해라.
그게 사랑에 대한 예의란다.


비겁하게 피하지 마라.
사랑했음에 변명을 만들지 마라.
그냥 한 시절이 가고, 너는 또 한 시절을 맞을 뿐
 
 
사랑함에 순수했으니
너는 아름답고 너는 자랑스럽다.


 



"딸에게 미리 쓰는 실연에 대처하는 방식" - 서영아



러페에서 보고 옮겨온,  시현님이 남긴 글.

youlike06  11.04.15 이글의 답글달기

제가 남자친구와 헤어지고난 후에 친구가 자신의 싸이로 와서 다이어리를 보라고했었는데. 이 글이 적혀있었어요..
제목처럼 '딸에게 미리 쓰는 실연에 대처하는 방식' 언젠가 제게도 딸. 이 생긴다면 후에 손으로 적어서 주고싶네요^^

리브라  11.04.16 이글의 답글달기

저두요ㅡ 제딸하고 연애얘기 많이 나누고 싶네요. 진하게.
힘이 되는 시인것같아요^^

프러시안블루_Opened  11.04.15 이글의 답글달기

좋은 시네요
특히 "감기처럼 앓고 지나가야 비로소 풍경이 된단다"라는 구절...

나이먹으면 그 풍경들을 회상하며 살게 되지요.
그렇지만 모든 사랑이 풍경이 되는건 아닌거 같아요.
좋은 헤어짐이 좋은 풍경이 되지요

그래서 만남보다는 헤어짐이 더 중요하고,
성숙한 인간만이 좋은 헤어짐의 행운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젊은날, 좋은 풍경 많이 만드시길.........

리브라  11.04.16 이글의 답글달기

고맙습니다:) 제가 지금 만나는 이 사람과도 헤어지게 될까요?
좋은 헤어짐이라는말 기억할게요.

월향  11.04.15 이글의 답글달기

... 좋군요.
많은것을 생각하게 하는.. ^^

리브라  11.04.16 이글의 답글달기

그러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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