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nic Mania - Vol.1 │ Panic Mania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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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몹시 쌀쌀해졌다. 이런 날에는 집에 짱박혀서 빈둥대는 것이 최상이라고 생각하는 나란 존재가 참 한심하다. 어찌되었건 올해 소박한 목표로는 개근성!!이라는 거다. 개 근성이라는 말도 맞고 개근 성이라는 말도 맞는 말이라 아까 혼자 생각하면서 피식 거렸다. 어찌되었건 오늘은 나를 돌아볼 수 있는 날이였다. 자신의 좋아하는 것 외에는 어떠한 일에도 관심이 없던 나날들을 되짚어보며 반성을 가지려고 했........ 으나, 역시나 "나" 답게 다른 생각으로 빠져들었다. 때는 17년전... 나는 어릴적부터 온라인게임과 모든 게임에 있어 누구보다 항상 앞서 즐기기 시작했다. 그렇게 새로운 세계에서 열리는 모든 것 들을 단순히 재미로만 받아드리고 있었다. 그러던 도중 내게도 처음으로 게임 친구라는 것이 생겼다. 얼굴도 이름도 몰라요. 단지 아는건 나와 함께 게임을 즐겨주는 녀석이라는 것 뿐. 그걸로 좋았다. 어느날 그 친구에게서 메세지가 왔다. "너 어디 살어? 가까운데 살면 만나보고 싶다." 지금이야 랜선 만남이 아무렇지 않지만 당시 국민(초등)학생인 나에게는 신선한 충격의 메세지였다. 그렇게 자신이 살고 있는 곳을 말하고 몇 안되는 동네에 피씨방에서 그 친구를 기다리고 있었다. 잠시후 누가 내게 말을 걸어왔다. "너 XX의 나라 하니?" 험상궂은 이상한 아저씨가 내게 말을 걸었다. '세상의 모든 악운은 내게 겹칠 수 있구나' 너무 무서운 나는 간신히 입을 열어 "네"라고 대답했다. 도망치고 싶었다... 하지만 그럴 수 없었다. 알고 보니 그 아저씨는 같은 게임을 하는 단순한 유저로써 같은 게임을 하는 초등학생이 신기할뿐이였다 다행이다 게임을 잘 모르는 아저씨였다. 잘 모르는 것을 하나하나 알려주고 이모에게 선물받은 시계를 들여다보니 약속시간이 다가왔다. 나는 초조한 마음으로 게임방을 둘러보았다. 누군가 또 나와 같은 게임을 하고 있는게 아닌가... 가까이가서 화면을 들여다봤다. 캐릭터 이름이 내 게임친구였다. 너무 신기하고 반가움에 의자에 앉아있는 게임친구를 봤다. 너무 무섭게 생긴 누나였다. 그 당시 기억으로는 20살이 넘어보였다. 나를 째려보고는 혼자 "뭘 봐?"이런식으로 중얼거렸다. 겁을 먹은 나는 허겁지겁 이용료를 결제하고 그 동네를 벗어났다. 그 뒤 나는 새로운 캐릭터를 만들었고 다시는 그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지 않았다. 하지만 무언가 모를 성취감에 빠져있게 되었다. 그 성취감이라는 것이 내가 누군가의 정체를 밝혔음에 느낀 것인지... 아니면 무서운 누나로부터 도망친 녀석이 위안을 삼는 것인지... 어찌 되었건 '나는 용감했다!'라고 스스로를 위로하며 친구 하나를 잃고 앞으로 두번 다시는 랜선 만남을 피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내가 만약 영어권에서 살았고 이 이야기를 친구들에게 했다면 나는 "찌낀(Chicken)"이 되었을거다. 이렇게 공황상태에 빠지는 것에 묘미를 처음 느끼게 되어 나는 흡족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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