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전부터 알바를 시작했다. 식당 알바. 내가 해야 할 일은 주문을 받고 반찬을 담고 음식을 나르는 것이다. 어려운 것은 없다. 정해진 대로 주문을 받고 반찬을 담고 음식이 나오면 가져다 주기면 하면 되니까. 하지만 일하는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오는 괴리감과 무차별적인 언어적 공격이 나를 지치게 한다. 나는 무방비 상태고 쏟아지는 말들을 온 몸으로 받아낸다.
일주일에 몇 번 만 가는 것인데 그게 나한테는 무척이나 힘이 든다.
그만 둬야 할까, 아니면 그래도 견뎌내며 계속 해야 하는 걸까. 하는 생각의 번복 속에서 매번 나는 방황하고 있다. 책들이 마구 잡이로 쌓여 있고, 정리되지 못한 옷가지들이 널부러져 있는 것을 볼때 마다 내 상태가 얼마나 그로 인해 무기력해지고 혼란스러운지를 알수 있었다.
알바를 하지 않으면 그만큼 부모님의 부담이 클거라는 것도 잘 알고 있다. 그렇기에 마음이 너무 무겁다.
언니, 언니 같으면 어떻게 했을것 같아요 ? 저 너무 힘들어요.
함께 사는 언니에게 물었다.
언니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니라면 참아내고 계속 했을거라고 했다. 어쩔 수가 없잖아. 계속 생활은 이어 나가져야 하는 거고. 우리는 돈이 필요하니까.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우리는 어디서 돈을 구할 수가 있지?
어쩔수가 없다.
그렇게 고민하다가 어제 벌어놓은 일당을 움크려 앉아 만지작 거리다가 잠이 들었다. 도저히 무언가를 위해 쓸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것은 돈이 아니다. 끝없이 욕들을 들어먹으며 맞 바꾼 그 어떤 것 이상이다.
그래도 생각 없이 하는 일이 아니라, 부모님 부담 줄이려고 하는 기특한 일인 거잖아요. 전 제가 힘들어서, 부모님한테 부담 줘버리고, 난 공부해야 하니까, 라고 변명하고 아르바이트 그만둬 버렸어요 ㅋ 아무리 힘들어도 참고 하시는 모습, 정말 대단하신 거에요. 손님들이 진상 부리면 정말 힘들고 짜증나지만, 긍정적으로 생각해서 어차피 해야 하는 일인 거 웃으면서 하실 수 있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