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쉬었다 가는 거겠지...   미정
  hit : 1086 , 2001-09-06 22:56 (목)
오빠는 ... 오빠는... 어제의 콩쿨로 인해서 그렇게 자신만만했던 3가지 자존심을 잃어가려고 하고 있다. 속은 힘들어도 한번만이라도 그렇게 다시한번 외친다면 되는데...한번만...
[그렇게 안해도 괜찮다..] 이말 무슨 뜻이지? 난...난 왜 이렇게 예감이 잘 들어 맞는지 모르겠다. 정말 기가막히도록 소름이 끼칠 정도로...오빠는 지금 점점 자신을 저 아래로 위축되게 만들고 있다. 오빠 알아? 오빠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 문제이지만 한가지 나의 경험을 들려 줄께.
나도 아주 어렷을때부터 엄마 따라 교회에 다니면서 배우는 찬송가나 무용을 어찌나 좋아했는지 잘한다는 칭찬에 기분이 좋아 더 이쁘게 잘 할려고 그랬어. 아니 그 누구앞에 선보인다는것이 얼마나 행복했던지 그 누구에게 진다는건 싫었지. 한동안 초등학교 들어 가서 5학년이 되도록 난 그저 평범한 아니 너무 평범하다 못해 그냥 한자리를 매꿀 조용한 학생으로 밖에는 누가 알아주지 못하는 학생이었어. 그러다가 한 학년 높아진다는 기념으로 파티를 열게 되었는데 노래자랑 시간에 누가 앞에서 노래 부를래? 하는 사회자 말에 그 내성적이었던 내가 슬그머니 손을 들었다가 떨려서 곧 내려 버렸는데 그 짧은 순간에 사회자가 보고는 \'그래. 강선아!!!\' 그 말이 나오고부터는 일어나는 나 자신은 내가 모르는 나였어. 앞으로 나가서 인사를 하고는 다시 뒤로가서는 청소함을 열어 밀걸레를 가지고 와서는 아주 열정적으로 \'걸어서 하늘까지\'란 노래를 불렀지. 그 교실에 있던 친구들은 다 놀래 어떤 애는 어리벙벙하게 멍하게 쳐다 보는 친구가 있었고 또 어떤 친구는 어의가 없어서 아예 바닥에 주져 앉고는 웃고 날리였어. 노래가 다 끝나자 일제히 모두 앵콜이라고 외쳤고 그래서 또 비비의 \'비련\'을 불렀지. 아마 그 사건(?)은 아직도 친구들은 잊지 않고 있을 걸... 교회가 아닌 나의 첫무대는 반 친구들 앞이었어. 그 뒤로부터는 언제나 친구들이 나의 노래를 듣길 좋아했고 꼭 가수해란 말이 따라 붙었지. 나 역시 중학교2학년때까지는 그에 대한 미련을 못 버렸어. 3학년이 되서야 현실을 알고 그 꿈을 접을 수 밖에 없었지...지금 난 꿈이 없어. 꿈이 아니더라고 뭐 어떤것을 하고 싶다는 생각도 없어. 이럴때 보면 정말 난 비참해. 도대체 내가 살아가는 이유가 뭘까 하구..
근데 오빠는 아니잖아. 따뜻하게 오빠의 나아갈 길을 도와주는 사람들이 많고 인정하는 사람들도 많고 그리고 그동안 잊지 않는 꿈이 오빠에게는 있었잖아. 근데 이제와서 그렇게 자신 없어하면 어떻게해.
내가 그 희망을 접었던 또 다른 이유는 능력이 부족했던 이유도 있어. 능력이 있었다면 그 동안 한번이라도 대회에 나갈 기회가 주워졌겠지...
알아? 임만지 선생님이 그랬어. 세상에서 제일 불쌍한 사람은 꿈이 없는 사람이라고...오빠는 행복한 사람이야.잊지마...
사랑........................역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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