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상처   나의 삶
  hit : 2466 , 2012-11-18 07:26 (일)
몇년의 세월이 흘러서였던지....
나는 그날도 아버지와 냉냉한 기류를 타고 있었다...

아버지는 여전히 거실에서 TV를 시청하고 있었고 난 회사에서 늦게 퇴근한 날이었다.
하지만 그날은 무언가 여느때와는 달리 아버지의 뒷모습이 측은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잠시 망설이다가 아버지에게 용기를 내서 대화를 시도했고
아버지도 어쩐 일이신지 내가 묻는 말에 진지하게 대화를 해주셨다

아버지랑 어렸을때 학교에서 방학을 하면 전기일을 하는 아버지를 따라 전선 작업을 
도와 드렸었다. 그래서 대학교를 선택할때도 전기과를 선택 했었다.
전기에 대해 물어 보면 항상 자세히 이것 저것 가르쳐 주시곤 했는데

아마도 아버지와 나의 공통 분모인 전기 가 매개체가 되어서 부자지간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출발 점이 된 거 같다.

한참 대화를 하니 서로 마음의 상처보다는 서로의 말에 귀기울여 듣고 공감 할수 있었던거 같다.

 나는 아버지를 이해 하고 싶었다.
그래서 아버지의 삶에 대해서 물어 보았다.

아버지는 내게 자신이 살아 오신 이야기를 진솔하게 이야기 해 주셨다.
아버지가 태어나고 얼마 안되서 친아버지가 돌아 가시고 친어머니는 7살짜리 아들인
내 아버지를 대리고 새로 재혼을 하셨다고 한다.

 그런데 새 아버지는 7살이라는 남의 핏줄인 내 아버지가 꼴 보기 싫었던 모양이다
아버지의 말로는 7살인 아버지의 머리를 손에 쥐고는 벽에다 들이 박으면서
나가 죽으라고 아동학대를 하셨다고 한다.

 영문도 모르고 어린 7살 아버지에게 믿고 의지 할 곳은 친 어머니 뿐이었을 터...
그러나 아버지는 어느날 어머니와 함께 자면서 한복 옷고름을 잡고 잠이 들었는데
아침에 깨어 보니 어머니께서 가위로 아들이 붙들고 잠든 옷고름을 자르고
새 아버지와 함게 자식을 버리고 야반 도주를 해서 세 살림을 차리셨다고 한다.

 7살짜리 아들은 세상에 혼자 버려 지고 만 것이었다
그 후로 남의 집에서 눈치밥을 먹으면서 함께 살아 오면서
 어린 나이에 전기를 배워서 전기 일을 시작 하게 되었고
 군대를 다녀 오신 후에 어머니를 만나서 우리들 세 자녀를 낳고 살아 오신 것이다.

 아버지는 그때의 버림 받음에 대한 상처로 인해 세상에서 제일 짜증 나는 일이
 눈물 흘리는 일이되어 버리셨다고 한다.
 어머니를 잃은 7살 짜리 나의 아버지는 종일 울고 또 울었지만
 자신을 버리고 떠난 어머니가 돌아오지도 않고 세상에서 아무것도 바뀌는 것이 없었다고 한다

 그래서 아마도 우리들 삼남매를 낳은 후에도 자식들이 울때면
 자신이 7살때 버림 받았을때에 일들이 잠재 의식 속에 남아서
 그 모습이 보기 싫은 마음에 울지 말라고 더 쌔게 윽박 지르면서 때리셨던 것 같다.

이야기를 듣고 나서 나는 눈물을 흘리면서 그동안 아버지 말을 듣지 않고 무관심하게 대한것에
대해서 죄송하다고 고백 들이고서 아버지와 나는 부등켜 안고 함께 눈물 콧물을 흘리면서
화해의 눈물을 흘렸다.

 아버지도 그때 내게 때린 것에 대해서 미안하다고 하셨고
난 어머니가 돌아 가신 후에 있었던 우울증에 대해서 그날의 사건이 외 갑작스레
내가 방에서 울수 밖에 없었는지를 말씀 들였다..


 그후로도 난 아직 까지 내 안에 자리 잡고 있는 아버지의 상처가 내 삶에도 자리 잡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고 그것은 내가 사회 생활을 하거나 다른 이들을 만날때 내게 아킬레스건이 되어
 쉽게 다른 사람의 말과 행동에 상처를 받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아버지와 내가 서로의 상처에 대해서 알게 되었을 때
 그때 나는 조금이나마 아버지를 이해 할수 있었고 용서 할 수 있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한번 깨진 부자지간의 사랑의 관계가 예전처럼 쉽게 회복 되지는 않고 있다

 지금도 나는 아버지라는 단어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을 지울 수 없지만
 대신 아버지도 역시 상처 많고 힘겹게 그래도 근면 성실 하게
 자신은 어머니한테 버림 받았지만 그래서 정신적으론 미숙한 성인아이 이시지만
 이 험한 세상속에서 온몸을 다 바쳐 처자식을 먹여 살리기 위해 그 누구보다도
 몸이 부서지게 전기일을 해오셨다는 것 만큼은 인정 할수 밖에 없고 또한 존경할수 밖에 없다.

 난 참 아버지를 많이 닮았다 외모적으로는 아버지를 고스란히 물려 받았지만
 심성은 아버지 보다는 여린 어머니를 더 닮은 것 같다.
 그리고 내게 믿음 이라는 신앙을 물려 주시고 먼저 하늘 나라에 계신 어머니...

 아버지 사랑합니다... 그리고 어머니 보고 싶습니다....사랑해요...

프러시안블루_Opened  12.11.18 이글의 답글달기

씨앗님은 참 좋은 분이세요..

해피맘  12.11.19 이글의 답글달기

이해하고 노력하는 마음을 가진 당신...참으로 아름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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