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12일 남았습니다...   미정
 흐림... hit : 134 , 2001-09-12 20:58 (수)
제가 3년동안 좋아했던 그오빠가 군대에 갑니다.
입대일은 24일입니다.
그러니깐 12일 남았군요.

제가 고등학교에 들어와서 처음알게된 남자입니다.
그리고 처음 좋아하게된 남자입니다.
이게 좋아하는거란걸 느꼈던 남자입니다.
전 그 오빠를 좋아했습니다.
제가 그 오빠를 좋아하고 있는지 조차도 몰랐습니다.
제가 제 감정도 모른채 그렇게 지냈습니다.
전 어렵게 고백을 했죠.
1년정도 시간이 흐른후에...
하지만 별다른 결과는 없었어요.
우리는 그냥 옛날과 똑같이 그냥 서로 연락을 하고 지냈습니다.
그냥 나이만 한살 더 많았지 친구같은 사이었습니다.

우린 같이 아르바이트를 하게 되었습니다.
저에겐 정말 꿈같은 일이었습니다.
그렇지만 그게 좋은일만은 아니었습니다.
오빤 같이 일하고 있던 제 친구를 좋아했던 것입니다.
전 눈치도 채지못하고 있었습니다.
어느날 오빠는 저에게 고백을 했습니다.
전 너무 황당했습니다.
제가 2년동안 좋아했다는 사실을 알고있으면서...
그리고 그것도 제 친구를... 내가 좋아하고 아끼는 친구를...
정말로 할말이 없었습니다.
울지않으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눈에서는 벌써 눈물이 흐르고 있었습니다.
오빤 저에게 너무 미안해했습니다.
오빠도 저에게 미안해하면 울었습니다.
사람의 감정이란 어쩔 수 없는 것이니깐 전 이해하려고 했습니다.
오히려 미안해했습니다.
저만 아니었더라면 오빠와 제 친구는 사귈 수 있는 상황이었거든요.
제 친구는 저때문에 너무나 미안해했습니다.
그리고 오빠의 계속된 대시에도 거절을 했습니다.
오빤 괴로워했습니다.
제 친구때문에 오빤 울었습니다.
그리고 그 힘든상황을 모두 저에게 전화해서 얘기했습니다.
전 모두 들어주면 위로해주었습니다.
결국 그 친구와 오빠는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그일로 전 친구랑도 무언가 모를 거리감이 생겼습니다.
예전처럼 친구를 대할수가 없었습니다.
나에겐 그렇게 3년동안이나 받을 수 없던 감정을 친구는 단 한달만에 가능하다니...
부럽기도 했습니다.
그렇지만 저에겐 그것따위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그냥 오빠가 곁에 있어주고 아직도 저를 소중하게 생각해주는 자체가 고마웠습니다.
오빤 힘든일이 있으면 저에게 항상 기댔습니다.
오빠가 나에게 기대주는 그것만으로도 행복했습니다.
아니 제곁에서 떠나지 않는 것만으로도 행복했습니다.

그런던 어느날 오빤 영장이 나왔다고 말했습니다.
전 그럼 군대가는 그날까지 잘해주려고 했습니다.
갑자기 전화가 오더니 이제 연락을 그만하자는 것이었습니다.
군대가기전에 모든것을 정리하겠다고...
별일도 없었는데...
너무 당황해서 말도 제대로 할 수가 없었습니다.
항상 서로 결혼하더라도 오래오래 연락하자고 말하고선...
전 이해를 할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이제 3달이 흘렀습니다.
이제 입대일이 얼마남지 않았습니다.
그동안 전 혹시 전화가 오지는 않을까 기대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게 다 허사였던 것 같습니다.
이제 모두 끝인 것 같습니다.
영원히 끝인 것 같습니다.
남은 12일 안에 연락이 올 가능성도 없을 것 같습니다.

옆에 있다는것만으로도 행복했는데...
이제는 잊어야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물어보고 싶습니다.
도대체 이유가 무엇인지...
3년이란 시간이 오빠에겐 그렇게 아무것도 아니었는지...
12일안에 연락일 올 가능성은 없겠죠?
제가 잊어야겠죠?
-  이제 12일 남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