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비록 세상의 눈치를 보는 가련한 월급쟁이지만
이래뵈도 우린 대한민국 최초의 엑스세대였고
폭풍 잔소리를 쏟아내는 평범한 아줌마가 되었지만,
한땐 오빠들에 목숨걸었던 피끓는 청춘이었으며
인류역사상 유일하게 아날로그와 디지털 그 모두를 경험한 축복 받은 세대였다.
70년대 음악에, 80년대 영화에
촌스럽다는 비웃음을 던졌던 나를 반성한다.
그 음악들이 영화들이 그저 음악과 영화가 아닌 당신들의 청춘이었고, 시절이었음을
이제 더이상 어리지않은 나이가 되어서야 깨닫는다.
2013년 12월 28일
이제 나흘뒤 우린 마흔이 된다.
대한민국 모든 마흔살 청춘들에게,
그리고 90년대를 지나 쉽지 않은 시절들을 버텨 오늘까지 잘 살아 남은 우리 모두에게
이 말을 받친다
우리 참 멋진 시절을 살아냈음을
빛나는 청춘에 반짝였음을
미련한 사랑에 뜨거웠음을 기억하느냐고..
그렇게 우리 왕년에 잘 나갔었노라고
그러니 어쩜 힘겨울지도 모를 또 다른 시절을 촌스럽도록 뜨겁게 사랑해보자고 말이다.
뜨겁고 순수했던
그리고 시리도록 그리운 그 시절.
들리는가. 들린다면 응답하라, 나의 90년대여
- 응답하라 1994년 마지막회, 삼천포 김성균의 나레이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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