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C버전
공개일기 한줄일기 내일기장
李하나
 화난다.   trois.
조회: 2037 , 2013-02-23 22:01



화가 난다.
엄마가 할머니랑 같이 살지 않고
원룸을 얻어 나간다고 한다.
동생은 그 자식에게 보내버린단다.
나는 기숙사에 붙어 기숙사에 들어가니 상관이 없고.

그런데 나는 그게 너무 화가 난다.
그 자식의 집에는
지금 그의 아내가 있다.
내 동생이 모르는 여자와 함께 사는 것도 싫고
자기 딸을 성폭행한 
성폭행범과 같이 사는 것도 싫다.
그것뿐만 아니라
평소의 성격과 행동도 전혀 동생에게 좋을 것이 없다.
집 안에서 담배도 피고
술도 많이 마신다.
성인물도 많이 본다.

4사람이 함께 살 때는,
아침에 컴퓨터를 켜면 깜짝 깜짝 놀라기 일쑤였다.
그 전날 밤에 그 자식이 컴퓨터로
야동과 야한 사진을 보고는
배경화면을 야한 사진으로 깔아 놓았기 때문이다.
내가 컴퓨터를 더 먼저 킨 날은
그나마 내가 다른 사진으로 바꿔놓을 수 있었지만
동생이 그 사진을 먼저 보기도 일쑤였다.

어떤 날은
중학생 ‹š 찍은 
내 성기 사진을 깔아놓아서
소름이 끼쳤던 적도 많았다.

그런 미친 자식과 내 동생을 함께 살게 할 수는 없다.


.
.



그런데 엄마는 동생을 자꾸 그 집으로 보내려 한다.
자신은 능력도 없고
힘들어 죽겠다고.
혼자 살면서 노후 대책을 세워야겠다고.

나는 1년만 더 여기서 살자고 했다.
동생이 성인이 돼서 혼자 자기 앞가림을 할 수 있게 되었을 때
그 때 혼자 살라고.
그런데도 엄마는 지금도 힘들어 죽겠다고
벌러덩 드러누워 버렸다.
힘들어서 사람들하고 말도 하고 싶지 않다고.
돈 버는 것도 지겨워죽겠다고
누워서 발을 동동 굴렀다.

나는 두 가지 감정이 들었다.
나도 똑같이 돈을 벌어 보았으니
무언가 책임질 것이 있다는 것의 답답함
그리고 돈 버는 것의 힘듦을 알기에.
그런데 저렇게 누워서 
'힘들어 힘들어 하기 싫어'
라면서 발을 동동 구르고 있는 사람이
나의 '엄마'라는 생각이 드니
화가 치밀어 올랐다.

엄마라면 뭔가 달라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서.
엄마라면 뭔가 책임감이 더 있어야 하고
강해야 하는 것 아닌가,
라는 생각으로
짜증이 치밀어올랐다.

누구는 안 힘들어서
지난 1년 동안 한 번도 징징대지 않은 줄 아나.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