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C버전
공개일기 한줄일기 내일기장
李하나
 무서워   trois.
조회: 2845 , 2013-03-24 23:59


인정해야 할 것 같다.
두 손 두 발 다 들었다.
그래,



외롭다.
외로워 죽겠다.
나도 누구를 좋아하고 싶고
나를 좋아해주는 사람들이랑 같이 있고 싶다.
같이 놀고 싶고
같이 밥 먹고 싶고
같이 이야기하고 싶다.

맨날 어려운 고민들
하기 싫다.
복잡한 생각도 하고 싶지 않다.
나도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친구들이랑 어울려서 놀고 싶다.



그런데
나는 왜 이렇게 고민이 많은지 모르겠다.
혼란스러운 것도 많다.

도대체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지? 
이럴 때면 아버지라는 사람이 미치도록 밉다.
어떻게 해버리고 싶을 정도로 밉다.

왜 그랬을까.
그러지 말지.
정말 그러지 말지.
진짜 안 그랬으면 나 정말 좋았을 텐데.
왜 나를 이렇게 힘들게 만드는 걸까.
진짜 
원망스럽다.




.
.

그래 
이 모든 게 나의 솔직한 마음이겠지.
억압하지 말자.
들어주자.






외로워.
나도 사랑 받고 싶어.
친구들이랑 같이 놀고 싶고
얘기하고 싶어.
같이 여행도 가고 싶고
놀러도 가고 싶어.
나도 심심해.
외로워.
나랑 놀아줘.
나 좀 사랑해줘.




나도 다 필요해.
혼자 있기 싫어.
나도 같이 있고 싶어.
같이 있어줄래? 

나는 거절 당하는 게 무서워.
내가 놀자고 했을 때 싫다고 할까봐 무서워.
거절하지 말아줘.
거절 당하는 건 싫어.
나를 좋아해줘.


나를 아껴줘.
나를 특별하게 생각해줘.
특별하지 않은 건 싫어.

나를 소중하게 생각해줘.
좋은 친구로 생각해줘.
그래줘.
나도 그런 걸 바라.



혼자 있고 싶어하는 게 아니야.
뭐든지 고민하고 싶어하는 게 아니야.
그런 거 다 필요 없어.
나는 그냥 외로워.
나도 같이 놀고 싶어.



.
.


네가 다가오면 나는 무서워.
내가 마음을 열면 네가 가버릴까봐.
나중에는 나랑 안 놀아줄까봐.
무서워.

안 그럴거지? 
나랑 계속 놀아줄 거지? 
나 안 싫어할 거지? 
믿을게. 믿는다? 
믿어도 되지? 

내가 너 해달라는 거 안 해줘도 
나 안 미워할 거지? 
너는 그런 사람 아니지? 

우리 아빠는 그랬단 말이야.
내가 좋다면서
맨날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만 하고
내가 싫다고 하면 화냈단 말이야.
너도 그럴 거야? 

너도 너 하고 싶은 대로 하고
내가 싫다고 하면 나한테 화낼 거야? 
아니지? 
우리 아빠 같은 사람 아니지? 
믿어도 되지? 

우리 엄마는 나를 안 좋아했어.
나보다 더 중요한 것들이 많았단 말이야.
내가 컵을 깨면 나보다도 컵 걱정을 했단 말이야.
너는 내 걱정을 해줄 거니? 
너한테 그런 걸 바라도 되겠니? 
날 실망시키지 않을 거야? 



무서워.
모두모두 무서워. 
나 또 상처받을 까봐 너무너무 무서워.
나 또 불행해질까봐
또 울어야 할까봐
너무너무 무서워.

믿어도 되는 거야? 

사티로스   13.03.25

무서워서 한발자욱 더 못간다면 뒤로 잠시돌아가 추스린다음에 한발자욱 나가는것도 현명한거같아요 원래 삼보일퇴란말이있잖아요 ㅎ

jkl   13.03.25


어쩜 이렇게 솔직할 수가 있을까

충분히 공감해요 이 마음

성장배경이나 환경은 다르지만

닮은 성향을 가지고 있는 사람

많죠 정말 많아요 하나양

이 글에 정말 진짜 엄청 공감되네요

이토록 솔직할 수 있는 그대가

부럽습니다

정말 영리하고 강인한 사람이에요


자신의 심리상태를

이토록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포장하지 않은 채

진솔히 표현해내는 것


전 하나양의 나이 때에 절대 못했어요


제가 다시 하나양의 나이때로

돌아간다면


가장 먼저 사람들에게

제 마음을 솔직하게 표현하는것

이것부터 시작할거에요


전 그 나이때

사람들을 너무 피하기만했어요

무섭다고


또 다시 제인생안에 들어와

상처와 배신만 남기고 사람들이 떠날까봐

그게 두려워 사람들과의 관계맺음을

피하고 마음을 닫으려했어요

그 때 너무나 사람들에게 상처를줬고

이젠 너무 후회가 되네요


그 때로 돌아가


내 솔직한 마음을

이렇듯 진솔하게 드러내는 용기와 현명함을 갖춘채



다시 시작해보고싶어요 제 인생



딱 하나양의 나이때에서부터

다시 시작해보고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