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정해야 할 것 같다.
두 손 두 발 다 들었다.
그래,
외롭다.
외로워 죽겠다.
나도 누구를 좋아하고 싶고
나를 좋아해주는 사람들이랑 같이 있고 싶다.
같이 놀고 싶고
같이 밥 먹고 싶고
같이 이야기하고 싶다.
맨날 어려운 고민들
하기 싫다.
복잡한 생각도 하고 싶지 않다.
나도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친구들이랑 어울려서 놀고 싶다.
그런데
나는 왜 이렇게 고민이 많은지 모르겠다.
혼란스러운 것도 많다.
도대체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지?
이럴 때면 아버지라는 사람이 미치도록 밉다.
어떻게 해버리고 싶을 정도로 밉다.
왜 그랬을까.
그러지 말지.
정말 그러지 말지.
진짜 안 그랬으면 나 정말 좋았을 텐데.
왜 나를 이렇게 힘들게 만드는 걸까.
진짜
원망스럽다.
.
.
그래
이 모든 게 나의 솔직한 마음이겠지.
억압하지 말자.
들어주자.
외로워.
나도 사랑 받고 싶어.
친구들이랑 같이 놀고 싶고
얘기하고 싶어.
같이 여행도 가고 싶고
놀러도 가고 싶어.
나도 심심해.
외로워.
나랑 놀아줘.
나 좀 사랑해줘.
나도 다 필요해.
혼자 있기 싫어.
나도 같이 있고 싶어.
같이 있어줄래?
나는 거절 당하는 게 무서워.
내가 놀자고 했을 때 싫다고 할까봐 무서워.
거절하지 말아줘.
거절 당하는 건 싫어.
나를 좋아해줘.
나를 아껴줘.
나를 특별하게 생각해줘.
특별하지 않은 건 싫어.
나를 소중하게 생각해줘.
좋은 친구로 생각해줘.
그래줘.
나도 그런 걸 바라.
혼자 있고 싶어하는 게 아니야.
뭐든지 고민하고 싶어하는 게 아니야.
그런 거 다 필요 없어.
나는 그냥 외로워.
나도 같이 놀고 싶어.
.
.
네가 다가오면 나는 무서워.
내가 마음을 열면 네가 가버릴까봐.
나중에는 나랑 안 놀아줄까봐.
무서워.
안 그럴거지?
나랑 계속 놀아줄 거지?
나 안 싫어할 거지?
믿을게. 믿는다?
믿어도 되지?
내가 너 해달라는 거 안 해줘도
나 안 미워할 거지?
너는 그런 사람 아니지?
우리 아빠는 그랬단 말이야.
내가 좋다면서
맨날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만 하고
내가 싫다고 하면 화냈단 말이야.
너도 그럴 거야?
너도 너 하고 싶은 대로 하고
내가 싫다고 하면 나한테 화낼 거야?
아니지?
우리 아빠 같은 사람 아니지?
믿어도 되지?
우리 엄마는 나를 안 좋아했어.
나보다 더 중요한 것들이 많았단 말이야.
내가 컵을 깨면 나보다도 컵 걱정을 했단 말이야.
너는 내 걱정을 해줄 거니?
너한테 그런 걸 바라도 되겠니?
날 실망시키지 않을 거야?
무서워.
모두모두 무서워.
나 또 상처받을 까봐 너무너무 무서워.
나 또 불행해질까봐
또 울어야 할까봐
너무너무 무서워.
믿어도 되는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