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도망갔어?"
"살고 싶었어."
.
.
"나랑 있으면 살 수 없었어?"
"모르겠어. 살고 싶어서 도망갔어.
무작정 도망갔어.
뒤도 돌아보지 않고
멀리 멀리 도망치다가
문득
정신을 차려보니
네가 이렇게 덩그러니 남겨져 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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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가던 길 가. 나는 그냥 여기 있으면 되는데."
"아니야. 이걸 받아.
이걸 받으면 너도 계속 이 풍선을 더 갖고 싶을 거야.
내가 다 가져가버려서
네가 잘 모르게 되어버렸어.
미안해."
"갖기 싫어."
"왜?"
"나는 그냥 내가 갖고 있던 거 가지고 있을래.
이거만 있어도 돼."
"이거 정말 좋은 거야."
"그럼 너 가져."
.
.
"이건 행복이라니까?"
"모르겠어. 그냥 너 가져."
"어서 받아. 정말 좋은 거야. 믿어 봐."
"아니야. 나 이제 갈래. 너도 그냥 가던 길 가.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