갖고 싶은 것,
만들고 싶은 것이 있는데
만들기가 어려워서 답답하다.
한 가지는
울트라 다이어리에 쓴 내 일기를
인쇄해서 일기장으로 만드는 것이고
다른 한 가지는,
깔끔한 편지지를 만드는 것이다.
일기장은 제본이 문제다.
사실 제본소에 맡기면 모든 게 해결될 일이지만,
너무 사적인 내용이다보니
그럴 수가 없는 것이다.
제본소 직원이 내용을 하나도 읽지 않으리라는 보장도 없고.
제본 내용을 일일이 훑지는 않더라도
제본하다가 보게 되는 건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이니까.
그래서 내가 제본을 하려고 하는데,
그러자니 말썽이다.
A4 반 사이즈로 해서 제본을 하려고 하는데
스테이플러로 할 지,
본드로 할 지,
실로 할 지부터 고민이다.
뭐 하나 마음에 드는 게 없다.
게다가 이렇게 반접 제본을 하려면
인쇄가 엄청 까다롭다.
쪽을 엇갈려 가면서 내용을 배치해야 하는 것이다.
그렇게 해서 또 다 뽑아야 되고.
그냥 제본을 맡겼으면 참 속이 시원하겠는데.
어디 믿을 만한 제본소 없나.
두 번째는
마음에 드는 편지지를 만드는 일이다.
사실 요즘 편지지 만드는 회사들이 줄어든 건지,
아니면 내 취향이 바뀐 건지
시중에는 마음에 드는 편지지가 하나도 없다.
그래서 스스로 만들어보려고 하는데
그게 또 마땅치가 않다.
단순히 '마음에 드는' 편지지가 아니라
내가 원하는 편지지가 있기 때문이다.
영화 러브레터에서 봤던,
그 얇은 한지 같은 편지지.
그래서 한지를 사다가 똑같이 만들어보았는데
지난 번 것은 지나치게 얇았다.
봉투를 만들어 넣었더니,
물 속이 들여다보이듯 안에 넣은 편지가 보인다.
조금 더 두꺼운 한지를 사왔으니
그걸로 다시 한 번 더 만들어봐야겠다.
.
.
이 두 가지가 갖고 싶어서
몇 달 전부터 끙끙대고 있는데
잘 안 돼서 매우 답답한 지경이다.
짜증이 날 정도.
얼른 만들어졌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