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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여름
 사업가와 사기꾼의 차이   합니다.
조회: 2509 , 2015-01-15 18:53


삼촌이 그러시더군요

성공해서 돈을 벌면 사업가고,
실패해서 돈을 잃으면 사기꾼이라고.

그런줄 알고 지냈습니다.
그냥 성공하면 사업가, 실패하면 사기꾼이라는 간단한 공식에 만족했습니다.

시간이 흐르고 많은 사람을 만나면서
(물론 더 많은 시간이 흐르고 더 많은 사람을 만나게 되겠지만)
좌절하고 아파하면서 배운 것들이 많습니다.

그 중 한 가지는, 결과적인 성공과 실패를 보기 전에
행위주체의 생각과 태도가 이미 사업가와 사기꾼을 가른다는 것입니다.

정말 많은 사람들이 자신 있게 '할 수 있다.'고 이야기 합니다.
그런데 대다수의 사람들이 스스로를 속이면서 그런 이야기를 합니다.
확신도 없이, 그 어떠한 책임감도 없이 요행을 바라고, 운을 바라면서 말이죠.

-

겨울이 코앞으로 찾아왔을 무렵, 제휴점 사장님을 뵈었습니다.
50평에 5천, 평당 100으로 공사를 해서 반드시 이 사업장을 살려드리겠다고 제가 말씀드렸을 때,
사장님은 걱정하셨습니다. 돈이 없다고 하셨습니다.
가만히 있으면 답이 없다고, 투자를 하셔야한다고 설득을 했습니다.
결국 오랜동안 밀당을 하시던 사장님은 결국 저와의 구두계약은 파기하고
엉뚱한 사람에게 20평을 3천에 하셨습니다. 
그리고 공사가 끝난 지금, 여전히 걱정 속에 계십니다.

도와달라고 술 한잔 하자고 저를 부릅니다.


와서 보니 한숨이 나옵니다.
이 분야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이 공사를 했다는 것이 확 느껴집니다.
깊은 고민 없이 그저 계약을 따기 위해 큰소리 쳤을 그 사람의 모습이 그려집니다.
그리고 그 말을 곧이곧대로 믿고 큰 돈을 지불하신 사장님 내외의 모습도 그려집니다.
공사가 시작되고 얼마 지나지않아 앗차 싶으셨던 것 같습니다.
그 때부터 제게 전화를 하기 시작하셨으니까요...
하지만 이미 공사는 시작되었고 그 사람에게 한 공사는 엉망인 상태로 마무리 되었습니다.

그 사람이 사기를 쳤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비록 공사 중에 비용을 추가로 요구하고, 공기가 연장되었지만 공사는 어쨌든 마무리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생계를 걸고 장사를 하기 위해 고민끝에 공사를 맡긴 사람 입장에서는 너무나 무책임합니다.

이 사업장이 잘 되든 잘 안 되든, 결과와는 무관하게, 제가 보기에 그는 사기꾼입니다.
자신도 없고, 책임감 있게 문제를 해결할 마음도 없으면서 일을 벌였기 때문입니다.
그런 사람,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그리고 나를 돌아봅니다.
나 또한 얼마든지 그런 인간이 될 수 있음을 경계합니다.
늘 부족한 근거를 바탕으로 내린 결론에 의지하여 일을 벌이는 것에 대해
조금 더 조심해야 할 필요성을 느낍니다.

100%는 없다고 하더라도 그에 가깝게 준비하도록
조금 더 열심히, 조금더 정성을 다하여 일을 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