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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
 행복한 이사   일기
내일 날씨는 다행스럽게 춥지 않다. 비도 안 온다. 조회: 2353 , 2015-02-07 00:22
내일은 이삿날이다. 포장이사 아니고 일반 이사.

다들 일반 이사 한다면 걱정스러워 한다. 한마디로 개고생 하고 싶냐 이거다.

하지만 난 신중하게 결정한거다.

아이들은 이미 청소년이다. 동생인 아들도 거의 누나만해져서 키가 167이다. 나보다 힘도 훨씬 세다. 그러니 우리집엔 일꾼이 네명인 셈이다.

물론 일반이사와 포장이사는 가격차이가 크지 않다. 15만원에서 20만원 정도. 하지만 아이들이 이번 이사를 계기로 정리하는 법을 완전히 익히고  자기일을 자기가 차근이 해 낸다면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특별한 의미가 있을 것 같았다.

딸은 지금 사는 곳이 좋은 데 왜 이사를 가냐며 성화였다. 자긴 바빠서 아무 것도 하고 싶지 않다며 반대했다.

그런데 이사는 딸 때문에 한다. 남편이 딸이 기숙사 가는 걸 반대해서 딸은 아침에 거의 한 시간을 학교에 간다. 남편은 딸이 독립하기전에 조금이라도 더 같이 살고 싶어서 그렇단다. 그래서 학교 근처로 이사하게 된 것이다. 

아이들은 학교 갔다가 도서관으로 가서 공부 한 후 집에 와선 짐을 쌌다. 물론 많은 양은 아니었다. 조금씩 조금씩 꾸준히 상자를 만들었다.  남편은 남편대로. 나는 나 대로. 그리고 상자에 번호를 달며 간단하게 기록도 했다.

그런데 짐 상자가 쌓이면 쌓일 수록 행복해졌다. 아이들은 자기가 할 수 있는 다른 일까지 했다. 쉬지 않고 모두 일했다. 청소도 하고. 일이 끝나면 밤 늦게라도 집근처 새로 생긴 맥도널드에서 간식도 먹고 이야기 꽃을 피웠다.

집을 보지도 않고 반대만 하던 아이들은 다행히 이사가는 새 집을 너무 좋아한다. 



억지웃음   15.02.07

손없는날 이사하시네요 ^^
새 집에선 더 다복한 가정이 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