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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보면
 배우자에 대한 감사함   남편의 女, 아내의 男
조회: 2376 , 2015-03-13 08:10

그러고보니 벌써 결혼 5년차에 접어든 '헌댁'이 되어버렸네...ㅋ


결혼이라는 도박에 운명을 맡긴지도 어언 5년...

다행히 난 파트너를 잘 만났다.

내가 징징거리는 성격에 감정조절 잘 못하고 변덕도 조울증 뺨 치지만

남편님 성격상 무덤덤한 타입이라 그냥 넘어가기도 하고,

무엇보다 많이 참아주고 받아주는 것에 난 진심으로 감사하다.

연애 할땐 남자가 왜이렇게 멋도 없고 센스도 없냐고 불만이었지만

결혼해서 살다보니 그것이 되려 장점으로 작용했다.

삼십대 중반이 되어갈수록 잘 삐쳐서 우쭈쭈 우쭈쭈를 열심히 해주고 있지만...

아들을 키우면서 잘 챙겨주지도 못하고 부쩍 예민해진 나랑 같은 공간에서 사는 것이

남편도 나름대로 힘들어서 저러는구나 싶다.


시부모님도 좋으신 분들이지만 집안제사가 연중 7번...

종가집은 아닌데 시아버님께서 완강하시다.

시어머님도 다 좋은데... 동서 앞에선 내 이야기를 다 하시고, 내 앞에선 동서 이야기를 다 하신다.

그리고 동서... 좋지 않다.

처음엔 솔직한 아이라고 믿었는데, 내앞에서 하는 말과 뒤에서 하는 행동이 다르다.

동서 말만 믿고 안이하게 살다가는 뒤통수 까일 날이 올 것 같다. 긴장하며 살아야지...

거기다가 결혼도 1년차, 나이도 1살 밖에 차이가 나지 않아서인지 '형님'은 호칭일 뿐이다.

진짜 잘해주기도 싫고 못되게 굴고 싶은데 어머님 소원이 동서지간에 화목한거란다.

동서지간이 화목해야 형제지간도 화목하니까. 안그럼 집안싸움... 형제의절....

하지만 아쉽게도 훗날 부모님이 세상을 떠나시면 우린 얼굴 안 보고 지낼 듯.

지금은 효도한다 생각하고 제사도 열심히 돕고 동서 앞에서 웃는 얼굴로 지낸다.

참을꺼야. 그까짓 30여년 정도 쯤.


요즘엔 아들 어린이집 데려다주는 것 때문에 일찍 일어나는데...

덕분에 하루하루 아침마다 울다에서 일기를 끄적이게 된다.

뭔가 속에 있는 것들을 털어놓게 되니 후련하기도 하고 조금은 위안이 되기도 한다.

예전엔 이런 기분 느끼지 못했는데...

이제는 진짜 30대인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