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사물에 이면이 있듯이
상처 또한 여러 이면들을 가지고 있다.
그것은 때로 사람을 망치기도 하고,
때로는 제 속에서 고인 채 썩어
사람을 성숙시키기도 한다.
그것은 누군가와 돌이킬 수 없는
결별을 불러오기도 하지만,
누군가에게로 선뜻 다가서게도 한다.
사랑해보지 않은 자는 상처 입지 않은 것이니,
상처는 사랑의 어두운 이름일지도 모르겠다.
아니, 아니다. 사랑은 사람을 상처 입히지 않는다.
사랑은 아이를 크게 하듯 사람을 자라게 하고
사랑만이 사람을 성숙시켜 익어가게 한다.
상처는 사랑이 아니라, 사랑 아닌 것들로부터 온다.
그러니, 상처는, 사랑이 아닌데도 내가 사랑이라고 착각했던 것들
혹은 사랑할 때 함께 올 수 밖에 없는 나와 타인의 잘못들,
이 세상에서 살아가야 하는 우리네 삶의 다른 이름인지도 모른다.
- <착한 여자> 공지영
내가 상처 받는 것도,
상대의 상처를 받아 들이는 것도...
모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