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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아덕회
 엄니와 스마트폰   2015
조회: 1812 , 2015-08-06 15:49



엄니의 휴대폰은 
남동생 이름으로 되어 있다.

수년동안 폴더폰을 잘 쓰고 계셨는데, 남동생이 통신사업자를 SK에서 엘지로 바꾸면서 엊그제 스마트폰으로 바꿔드렸다. 

전격적인 결정이었지만, 그 과정에 엄니와의 협의는 없.었.다.

엄니가 워낙 기계를 깨끗이 쓰시기도 했지만, 70넘은 연세에 휴대폰 활용범위가 통화와 메시지뿐이고, 여지껏 쓰던 폴더폰도 기타 기능에 대해 몹시 어려움을 느끼며 일일이 자식에게 물어보시는게 부담이셨기 때문에..스마트폰은 전혀 생각지도 않으셨다! (작년에 똑같이 폴더폰인데, 스마트폰처럼 카톡도 되고 인터넷이 되는걸로 바꿔드리려고 했는데, 손사래를 치셨다)

그런데, 날벼락처럼 익숙해진 휴대폰이 아니라, 건들기도 겁나는(!) 스마트폰을 받아들게 되니 불편하고 곤혹스러워하시는 눈치가 역력하다. 그런데도, 휴대폰 명의가 본인이 아니라 남동생 이름으로 되어 있으니 쉽게 다시 통신사업자를 바꾸지도 못하고 있고... 

아무래도 안되겠어서, 내가 동생에게 넌즈시 엄니가 새 스마트폰에 스트레스를 너무 받고 계시다. 다시 원래 쓰시던 걸로 바꿔 드리는게 어떻겠냐...했더니, 집으로 쪼르르 달려와 오히려 스마트폰의 '장점'을 일장 연설하며 기능을 '친절하게(!)' 설명해주고 갔다. 

남동생의 '열정(!)'에 눌려 이제 남동생에겐 말 않고, 오늘 점심때, 원래 쓰시던 폴더폰을 들고 SK텔레콤 직영점을 나랑 같이 가자고 하시더니, 본인 명의로 해서 쓰시던 폴더폰으로 새 개통이 되냐고 문의를 하셨다. 새 번호를 할당받고 원래 쓰던 폴더폰으로 돌아가 쓰시겠다는 거지. 

그건 이중부담이라고 겨우 말리고는, 동생에게 전화를 했다. 그랬더니, 답답하다면서 앞으로 폴더폰은 없어질거고, 전부 스마트폰이 될것이며, 또 엘지로 모두 묶이면서 지금 쓰던 요금의 1/3수준으로 낮게 나와서 이익인데...자기가 엄니한테 전화로 설명을 하겠다고 한다. 

순간, 열이 확 솟았다. 엄니를 뭘 모르는 미개한 사람 취급하지 마라. 이익이 문제가 아니라, 마음이 문제다. 왜, 잘 살고 있는데 불편을 끼치게 하냔 말이다. 이익이래봤자, 얼마되지도 않은 차이이고, 또 그래봤자 뭐 얼마나 시간이 남았다고 겨우 그런거 가지고 왜 엄니가 '눈치'를 봐야 하고, 왜 '불편함'을 감수해야 하냐고...아직 젊은 너의 입장에서 보지 말고, 엄니의 입장에서 보려고 최대한 노력해봐라. 그랬더니...최대한 짜증내지 않고 말해보겠단다.

하아....뭐 이런 모지리가 다 있지. 이런 놈이 쓸데없이 '박사'씩이나 되니, 지 말과 행동이 틀리지 않았다는걸 증명하려고만 들고...받는 사람의 입장을 고려치 않고, 자기 입맛대로 '선물'하는거...아...피곤해..

정 안되면, 엄니한테 엄니 명의로 폰 개통하시라 그러고, 새 번호를 몇달동안 열심히 연락망으로 알리는거 도와드려야겠다.  







向月   15.08.06

선물이라는게~ 그렇죠.
에궁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