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101 , 2015-10-01 02:12 |
안녕하세요?
저는 작년 4월에 퇴직한 퇴직사우 오창근이라고 합니다.
제가 kt에서 주로 했던 일은 영업, 입찰 제안서 작성, 입찰 pt였습니다.
스물 네번의 제안발표를 하면서 항상 머리속을 떠나지 않았던 생각은 “저 평가위원은 무슨 생각을 하나?”
였습니다.
저는 결국 답을 얻지 못하고 퇴직을 했습니다.
퇴직을 하고 우연히 들어간 곳이 방송통신인적자원개발위원회 입니다.
이곳에서 하는 일이 전문가 인터뷰를 통해서 통신분야 인적자원 개발방향을 모니터링 하는 일인데요
예를 들어서,
앞으로 사물인터넷이 뜨고, 현재 이분야 인력이 1만명인데 앞으로 2만명이 더 필요하다..고 조사해서
고용노동부에 보고를 하는 곳입니다.
제가 사물인터넷에 대해 알면 얼마나 알겠어요?
당연히 이 분야 고수들을 만나서 물어 봐야죠..
그런데, 제가 만나는 고수들 대부분이 입찰 평가위원으로 들어간 경험이 있더라구요…
그래서 평가위원에게 물었습니다.
저는 여기서 얻은 깨달음을 가지고
ㅇ 중소기업에 제안와 발표 컨설팅을 하고
ㅇ 강의를 하고
ㅇ 학습모듈이라고 부르는 교육부 교재를 집필하고 있습니다.
자~~
여러분이 경쟁입찰 평가위원이라고 생각해보세요…
제안 발표를 듣고 KT, SKT, LGU+ 이렇게 3개 회사를 평가를 해야 합니다.
어떤 요령으로 평가를 하시겠어요?
2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첫번째 방법은, KT의 질의응답까지 끝나면 합계점수를 먼저 기록하는 방법입니다.
역시 KT잘하네.. 96점을 주고, 100점 만점에서 4점을 덜줬죠? 그 4점을 세부항목에서 까나가는 방식입니다.
두번째 방법은, 세부 점수를 하나씩 기록하고 나중에 합계점수를 합산하는 방식입니다.
제안내용의 충실도 5점, 사업수행방안 5점..이렇게 하나씩 기록한 다음에 맨 나중에 합산하는 방식이죠..
나는 A방법으로 평가할것 같다는 분~~손들어 보세요..
나는 B방법으로 평가할거 같다는 분~~손들어 보세요.
네.. 손드신 분이 거의 없죠?
그렇지만 마음속으로 거의 대부분 A방법을 선택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평가위원들도 거의 A방법으로 평가를 하니까요..
좀 더 정확히 말씀드리면 B방법으로 평가하시는 분은 없었어요…
그게 뭐가 중요해?라고 생각하고 계십니까?
정말 중요해요.
평가방법에 따라서 발표전략이 정해집니다.
평가위원들이 전체적 느낌에 따라 점수합계를 먼저 낸다면
세부적인 내용보다는 전체적으로 kt가 더 낫다는 느낌을 주는게 중요합니다
그래서 이런 순서로 발표를 해야합니다.
ㅇ 먼저 '이번 사업을 성공할려면 이런 점이 가장 중요하다'라는 것을 설득합니다
- 저는 이걸 아젠다 장악이라고 하는데 발표시간이 15분이라면 5분 정도를 여기에 할애합니다
ㅇ 그리고, 나머지 10분은 그 가장 중요한 요소를 kt가 더 잘할 수 있는 이유를 스토리에 얹어서 설명합니다
- 이때 경쟁사는 이렇게 하는데 우리는 이렇게 한다고 직접 비교를 합니다
만약 B 방법이라면,
발표순서를 평가하기 편하도록 평가항목순
즉, 사업수행방안, 인프라 구성, 서비스 제공방안 순서대로 해야 되는거죠..
그런데, 제가 뭐라고 했나요?
이렇게 평가하는 평가위원이 거의 없다고 말씀드렸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이렇게 발표를 합니다.
그래도 자주 이겨요..
몇가지 이유가 있는데
ㅇ 다른 사업자도 이렇게 발표를 하거나
ㅇ 영업이 잘되어 있거나
ㅇ 재수가 좋아서 입니다
제가 발표 자료 만드는 법 컨설팅을 하더라도 기업에서 못받아 들이는 경우가 매우 많습니다.
발표 리허설이 끝나면 사장님이나 본부장님이 익숙한 방식대로 다시 고치라고 말씀을 하세요
그러면서, '우리나라에서 제안서를 제일 잘만들도 발표도 제일 잘한다는 삼성 SDS도 이렇게 한다'고 말씀하시더라구요
삼성SDS가 이렇게 한다고 누가 그래요?
삼성 SDS제안컨설턴트가 쓴 책이 있습니다.
이 분야에서 제법 많이 팔리는 책이에요..
이 책에도 내가 하는 이야기를 똑같이 말하고 있더라구요..
핵심이슈를 제시한 다음에
정형화된 제안서 목차를 사용하지 말고,
더 나은 점을 스토리로 엮어라는 거죠….
잘 떨어지는 업체에서는 또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아~~그래도...
덜 중요해도 배점이 있는데 그걸 어떻게 설명을 않고 넘어가요?
어떤 이야기냐면..
RFP보시면 품질보증방안이나, 추진계획, 사업관리, 지원사항에는 특별한 강점이 있기 힘들어요..
배점도 적구요
그래도 평가항목이 있으니까 짧은 15분에 발표시간에 이런 사항까지 모두 발표를 하더라구요..
그래서 어떻게 발표를 하냐면,
15분 발표인데, 발표자료는 한 50장쯤 됩니다.
시간은 짧고 모든 걸 말을 해야 되니까
빽빽한 슬라이드 하나 펼쳐놓고 두줄 읽어주고 넘어가요.
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제안요약서를 평가항목순으로 만든는 것입니다
이따가 다시 설명드릴께요…
제가 만난 평가위원들은 대부분 이런 사람들이더라구요
첫번째 부류는 서정대, 협성대, 국제대…지하철 역에서 광고는 종종 보는데 어디에 있는 대학인지 잘 안떠오르는 대학의 조교수, 부교수들..
두번째 부류는 공공기관 재직자들입니다.
구청이나 시청의 통신팀장들 보다는 정보통신산업연구원, 전파진흥원 이런 국책기관에
근무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비율은 5대 5정도 되는거 같습니다
옛날에는 다 대학교수 일거라고 생각했는데 예상밖으로 공공기관 재직자들이 많더라구요…
이 분들도 고민이 있어요..
평가인력풀 DB에서 뺑뺑이로 3배수를 골라서 자동으로 전화가 걸려가는데
자기 전문분야가 걸리는 경우는 드물어요…
왜냐하면, 예를 들어 세분류에 속하는 인터넷전화사업이나 CCTV사업을 평가하는데
인력풀은 그 윗 분류인 소분류인 정보통신에서 뺑뺑이를 돌리거든요..
위성통신망 전문가가 인터넷전화 평가를 하러 들어오는 이유가 있더라구요…
두번째 고민은 이분들이 평가전날 평가자로 선정됩니다.
평가장에서 제안서를 처음 봐요
15분 발표, 10분 질의응답하면서 업체 하나를 평가하는데
봐야할 지료는 40쪽이 넘는 제안요청서, 300쪽이 넘는 제안서, 그리고 제안요약서, 발표자료까지
봐야 합니다..
세번째 고민은 사업 파악할 시간도 빠듯한데 평가까지 해야 된다는 겁니다.
평가표에 점수만 기재하면 끝나는게 아니고,
업체당 하나씩 평가의견서라는 것 까지 작성을 해야합니다.
그리고 주는 돈은 25만원~30만원 정도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