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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아덕회
 촛불혁명의 과정...   2017
조회: 1944 , 2017-05-10 15:59
"A가 B로부터 폭행당하고 금전을 갈취당하였다는 제보 사건을 수사하던 중 인지된 사건"

2015년 7월. 이 사건은, '동남아 불법 도박장'을 운영하던 범서방파 잔당 및 학동파 계열 조폭들이 무더기로 구석된 사건이다. 여기서 확보된 '장부'와 '휴대전화 통화녹음'에서 알게된 정운호 네이처 리퍼블릭 대표와 유명 야구 선수들의 이름들이 발견되며 파장이 시작된다. 

'삼성 라이온즈 원정 도박 사건' 조폭들의 장부에서 임창용, 윤성환, 안지만의 이름이 발견되고, 이 사건으로 2015년 한국시리즈뿐 아니라 2016시즌이후 KBO리그 판도가 바뀌는 결정적인 고리가 된다.

'고위공직자 재산공개'와 '넥슨 게이트'  진경준이라는 검사장과 우병우, 그리고 김정주 넥슨 회장이 주고받은 거래의 정황이 발견되면서 '정운호 게이트'로 확대된다. 이 과정에서 이른바 높은 승률과 높은 성공보수금을 자랑하던 최유정 변호사를 선임했다가 일이 틀어지자 정운호가 최유정을 폭행하며 맞고소 사건이 벌어진다. 이른바 '법조계 비리' 

정운호를 파들어가던 검찰은, 롯데면세점 입점 대가로 브로커에게 20억을 건넨 정황을 포착하여 롯데그룹 비자금 조성 의혹사건으로 발전. 롯데그룹내에 후계자 싸움이 세상에 불거진다. 

롯데그룹 후계자 싸움에서 동생 신동빈이 회장이 되자, 형 신동주는 우병우에게 접근해 롯데를 먹으려고 한다. 그때, 동생 신동빈도 조선일보 방상훈 사장에게 400억을 들고 찾아가 자기 편 들어주면 평생 이익을 챙겨주겠다고 약속. 안그래도 차기 정권창출에 그림이 안그려지던 조선일보는 우병우와 대립각을 세우며 힘 겨루기를 했다가, 조선일보 논설주간이 날아간다. 

일반인들에겐 거의 '우주쇼'같은 이런 암투가 벌어지는 와중에 2017년 7월 여름방학, 이대에서 학생들이 평생교육 단과대학 신설을 반대하며 본관을 점거하는 이슈가 발생한다. 최경희 총장의 독단으로 처리된 사안에 재학생 및 졸업생, 거기에 교수들까지 동참하며 반대. 결국 설립 취소와 최총장의 사퇴까지 끌어낸다.

9월부터 JTBC가 문제의 '최순실 태블릿PC'를 폭로하면서 국민들의 마음속 '결정적 방아쇠'를 당기게 한다. 박근혜는 그야말로 허수아비, 실질적으로는 동네아줌마에 불과한 최순실과 그 일당이 나라를 운영했다는 사실. 

안그래도 막장 정치로 대다수 국민의 등골을 빼먹으며 하루하루 근근이 살아가게 만들면서 지들끼리는 국정농단하는 걸 목격하고, 누가 시킨게 아니라 국민 개개인이 분노의 촛불 하나씩 들고 광장으로 나간다.

거듭되는 광화문 '촛불시위'로 인해 결국 12월9일 국회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되어 대통령 직무가 정지된다.

3개월간의 심리 끝에, 2017년 3월10일 헌법재판소에서 대통령 탄핵심판이 만장일치로 인용되어 박근혜는 대통령직에서 파면된다. 

그리고 5월9일. 야당이던 더불어민주당의 문재인후보가 19대 대통령으로 선출되어, 10년만에 정권교체를 이뤄낸다.

흔하고 '평범해'보이는 사건이 고구마 줄기처럼 이어져 결국 정권교체까지 이어지는 이 놀라운 '시나리오'는 정말 '신의 솜씨'가 아니고서는...  

프랑스 국민이 자랑스럽게 여기는 '프랑스 혁명'은 5년동안 진행되었지만, 우리는 불과 1년 남짓한 사이에 압축적으로 그 과정을 통과했다. 게다가 5개월간 1700만명이 거대한 용암처럼 쏟아져 나왔지만 법적인 테두리 안에서 최대한 폭력없이 달성했다. 그래서 대한민국의 '촛불 혁명'은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시민의 승리이자, 우리의 긍지다. 

물론, 이게 끝이 아니다. 앞으로 산적해 있는 문제들을 해결해야 한다. 우리 모두 '함께'...

*p.s.: 이제서야 '사람냄새'나는 청와대 주인을 만나서 무척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