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1053 , 2022-01-14 23:33 |
2022.01.14.금요일
새해가 지난 후 처음으로 쓰는 일기이다. 애초에 날짜에 그다지 큰 의미를 두지 않아서 상관은 없다만 내 지나간 날들이 나도 모르는 새에 변해가고 흩어져갔다는 사실이 아쉽긴 하다.
하루 세끼를 챙겨먹고, 정상적인 시간에 잠을 청한다. 밖에 나가 사람들을 바라보고 날마다 달라지는 날씨를 체크하고, 개인적인 시간을 가진다. 당연한 건 없지만 최소한이란 것은 있다고 생각했다. 최소한으로 지켜야 하는 것. 나는 요즈음 최소한을 지키며 살며, 여태껏 지키지 않아왔던 과거를 돌아보았다. 일상이 무너지면 삶 전체도 크게 흔들린다. 유지하는 건 힘들고 나아가는 건 더더욱 힘들다. 하지만 헤어지자는 단 한마디로 그간 쌓아왔던 관계를 종결 시키는 것처럼 무너지는 건 쉬웠다.
일상을 잃어버렸을 때 서서히 잠식되다보면 어느새 내가 서 있는 곳이 나락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었다. 갑자기 누군가가 혹은 스스로 떨어져버린 추락도 존재했다. 나의 삶은 행복하지 않다. 그렇다고 불행하지도 않다. 누군가가 네가 지금 있는 곳이 얼마나 따뜻한 보금자리인지 모른다고 질책해도 할 말은 있다. 사람은 고독한 섬같은 존재니까. 우리는 절대로 완전히 남에게 이해받고 공감받을 수 없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난 그래도 열심히 살고 있다. 더 열심히 살수도 있고 지금보다 놀면서 살수도 있다. 그냥 즐겁게 살아가려고 하고 있다.
다른 나라에서 살아본 적은 없어서 모르겠지만 사계절이라는 건 참 즐거운 관찰 대상이다. 우리가 눈치채든 채지 못하든 그것은 언제나 서서히 변하고 있으니 말이다. 계절은 마치 거대한 풍경과도 같아서 괜히 더 눈길을 주고 바라보고 싶었다. 오늘은 지금 내가 보고 있는 이 풍경은 다시 돌아오지 않으니 말이다. 1년이 지나 다시 똑같은 날짜가 되더라도 달라져 있으니 아쉬운 내 마음만 계속 주고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