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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빨간
 내가 콩이가 ㅡ   2002
맑음 조회: 1837 , 2002-03-12 02:38
나 들들볶지 마 내가 무슨 콩이야 ㅡ.ㅡ

올 늦게 일나서 늦게 리포트를 내고 늦게 가게에 도착해서 늦게 일을 끝냈다.
숨고 싶었던 마음이 겉으로 드러났나보네
나 있잖아..
나 별로 안변했다는 말을 들었으면 했어.
싸늘....^^
나 있잖아....많이 변했다는 거 나도 알고 있어.
이제 거울을 보면..웃는 얼굴보다 무표정한 얼굴이 더 익숙해져버렸딴거 아니?
가끔 거울을 보고 웃으면..낯선 내가 그 속에 있어.
아주 조금이라도 다시 예전처럼 돌아갈 수는 없을까...
제작년 겨울도 아니고 제작년 여름이전으로....

차라리 아무 것도 모를 그해 여름이 좋았던 거 같아.
물론...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많은 경험을 하고 많은 걸 얻었고...또 그만큼 많은 걸 잃었지만
하지만 나 얻은 것과 잃은 것의 가치를 떠나서..내가 무얼 얻고 무얼 잃어버린 건지도 모르고 지냈던 그때가 그리워
봄이 오긴 했지만 또다시 시간을 흘려보내고...겨울을 맞이할 걸 생각하니 찝찝하네
겨울방학만 지나면 내가 이렇게 변해버리자나
나...이렇게 변한 결정적인 계기는
아무 생각없이 지냈다는 거야
무미건조한 일상 속에서
어떤 의욕도 없이 다 포기하고 살았으니까..
다가오는 그 모든 것들....내쫓아버리고 싶었어
나 이렇게 힘든데 다가와서 신경써달라고 찝쩍거리는 거
나 좀 내버려 달라고..제발 나 좀 건들지 말아달라고...
안그래도 힘들고 나도 내 하나 감당하기 힘든데.. 왜 자기들한테까지 손길 뻗쳐달라는건지...
그래
그런 미운 의식갖고 올 겨울을 버텨냈어
그치만 또다시 깨달은 건
내게 기대오면...나도 기댈 수 있다는 거였거든.
혼자 빳빳이 서서 부러져가면서도 이겨내려는 것보다 다같이 흔들리며 이겨내는게 사는 방법이다..는 걸 깨달았지.
남과 다른 나...
적어도 같이 흔들려가며 이겨냈어야 했는데...왜 나는 남과 달라야 할까
크게 다른 건 없는데 왜 나는 항상 다른 사람들같이 보편적으로 행동하고 생각하지 못하지..
정말이지....정말이지....똑같아지고 싶다..

내 상황 다 뿌리치고 도망가고도 싶어.
울 부모님은 내한테 왜이렇게 큰 짐을 떠맡기는 건지 모르겠다.
봄이 오드라 길가에 목련도 피고 있고 작은 가지의 싹도 파르하니 움트고 있었어.
그리고 그 속의 나...
개뿔도 잘난 것도 없으면서 그렇다고 목표의식이 있는 것도 아니고..
오직 갈망만 있을 뿐이야
벗어나고 싶다는...고 3때가 그랬던 거 같은데...
그때는...시간이 해결해주었지
지금은 그럼 뭐가 해결해줄까..

피할 수 없는 상황을 즐겨라ㅡ
지금의 내게 간절히 와닿는 말이란다.
피할 수 없는 상황을 즐기기 위해서 또 얼마나 노력을 쏟아부어야 할까..
닥친 과제는 공분데...
기댈 사람이 없다는게 어찌나 힘든지...
콩깍지 오빠를 마냥 미워할 수 없는게 바로 그거야
내가 기댈 수 있도록 해주었다는 거...
기대서 살짝 잠들려는 찰나에 어깨를 빼버려서 문제지^^
아마도 언젠가 또다시 기대길 바라는 사람이 나타나겠지만....
이젠 안기댈래.
이번엔 기댐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이 한번 되어보려고 한다.
앞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