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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케이
 슈렉2   카테고리가뭐야
조회: 2495 , 2004-06-02 02:24
슈렉은 다른 만화나 동화처럼 아름다움에 대해 새로운 제시를 해준다.
외모가 아름다운 사람만이 동화처럼 사랑하는거 아니라는것이 이 초록 도깨비의 메시지다.
물론 이 만화가 주는 메시지가 뭔진 알겠지만 사람 맘속엔 누구나 기본적으로 아름다움에 대한 욕구가 있고 이쁘고 보기좋은 외모에 좀 더 관심이 가는건 사실이다.
그렇지만 이것이 지나쳐서 외모지상주의가 되버리는 현실은 싫다 못해 슬프다.

어디서 들었는데 외모가 이쁜 사람이 못난 사람에 비해 성격도 좋고 머리도 좋다고 한다.
어릴때 부터 이쁘다는 칭찬을 들으며 사람들의 관심과 사랑을 많이 받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성격도 좋아진다는 제법 논리적인 설명까지 곁들여졌다.
어디서 이런 통계를 냈는지 궁금하다.
이 통계를 낸 조직은 성격좋다와 나쁘다를 어디다 기준을 뒀으며 이쁘다 못생겼다의 기준도 어디다 두고 낸 통곈지 모르겠다.
이 이야기에는 못생기면 머리도 나쁘고 성격도 드럽다는 반대적인 해석이 뒤에 깔리게 된다.
이 그럴듯한 해석이 얼마나 위험한지 가만히 생각해봤다.
그리고 나의 짧은 경험을 토대로 나의 과거 사람들의 유형들을 분류해봤다.

이쁜 친구들 못생긴 친구들...그래 봤자 거기서 거긴데..
뭐 심하게 장애인 부류에 속할 정도의 외모라면 몰라도 다 보편적인 모습에서 조금 이쁘고 조금 안예쁜 정도?
그럼 과연 이쁜 애들이 착했나.
못생긴 애들이 못됬나.
별루 그런거 같진 않다.
그렇지만 내 경험의 샘플은 좀 약한데가 있다.
난 별로 이쁜 애를 친구로 둬본 적이 없다.
다 평범하게 고만고만하거나 오히려 평균이하에 가까운 외모를 가진 친구도 많았다.
뭐 그다지 외모가 출중하고 뛰어난 친구는 별로 없었던거 같다.
몸매가 뛰어난 친구도 키꼴이 잘빠진 친구도 거의 없었다.
그래도 굳이 이쁘고 키크고 잘빠진 부류를 짚어보자면 연예계에서 일했던 몇명인데 그들과 함께 하는 것이 좋았던가.. 가만 생각해보면 그녀들은 재밌는 친구들이었다.
함께있음 덩달아 얻는 보너스가 많아서 즐겁기도 했다.
그들은 자신의 외모를 무기삼아 여우같이 굴어서 남자들을 기분 좋게 벗겨 먹는데 능했다.
주변에 따르는 남자들도 많았고 이쁘기 때문에 자신감도 있어서 어떤 사람을 만나도 꿀리지는 않았던거 같다.
같이 있음 덩달아 같이 이쁜 사람들로 분류가 되서 좋기도 했다.
잘 놀고 활달하고 재밌긴 했지만 그게 착한 편이었는진 잘 모르겠다.
그런건 안예쁜 친구들도 잘 놀고 재밌는 애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네들의 착한 마음은 안 예쁜 애들도 갖고 있는 정도의 착함이었다.
그러나 이쁜 그녀들은 까탈럽고 도도했다.
상대방을 쉽게 요리하는게 습관이 되서 누구든 자기 편리대로 상대방을 이끄는데 능했다.
그게 이뻐서 그런건지 그런것과 상관 없는 건진 모르겠다.
어짜피 개인이 내리는 정의라는건 자기 경험 안에서만 나오는거기 때문에 어떤 경험을 했냐에 따라 다른 결론이 나오니까 내 경험이 옳은것도 아니고 다른 경험자들의 생각이 더 옳은것도 아니다.
그저 난 이런 경험을 했을 뿐이다.
그다지 이쁘고 안예쁘고가 착하고 안착하고에 영향을 미치는진 모르겠다.
하지만 그런건 있다.
이쁘기 때문에 같은 짓을 해도 덜 밉게 보여서 미운줄 모르게 되는 경우다.
실제로 더 착해서 착하게 느껴진게 아니고 이쁜애가 착하기까지 해서 괜히 황송해지는거다.
이건 개인적인 취향에 의한 차별대우다.
객관적으로 그네들이 착해서 착해보이는게 아니라는거다.

그러나 내 친구들한테 물어보니까 그들은 모두 진짜 외모가 이쁜애들이 성격도 좋다고 대답했다.
난 그런 경우를 느낀적이 없는데 왜 그들은 이쁜애들이 성격도 좋다고 느끼는걸까.
그렇게 말하는 친구중에 반은 자기 외모를 심각하게 비관해본적이 있는 친구들이다.
그럼 자긴 못됬다는건가?
잘 모르겠다.
어떤 인생경험이 그런 결론을 가져다 줬는지 몰겠지만 그들은 이쁘면 성격도 좋다라는 논리를 갖고 있었다.
하지만 그런 논리를 가진 사람들에게 하나의 샘플을 제시하고 싶다.
20세기 최고의 미모중에 하나였고 왕실의 사람으로써 기품과 우아함을 곁들인 다이애나 황태자와 사진만 봐도 외계인인지 지구인인지 분간이 안가게 생긴 테레사 수녀를 예시하고 싶다.

현재로선 두 사람 다 어렵고 소외된 사람들을 위해 봉사하고 세계평화에 기여한 선인으로 많이 묘사되고 있는듯하다.
하지만 난 명백히 다르다고 본다.
마더테레사는 그야말로 빈자의 어머니같은 삶을 살았고 그건 카메라가 들이대든 안들이대든 상관없는 그녀의 순수한 사랑이었다.
그러나 다이애나는 국민들의 인기를 얻고 사람들이 원하는 바를 액션으로 취했을 뿐이라고 생각된다.
그녀가 진실로 가난한 자들과 함께하는 어머니같은 사람이었다면 그녀곁에 스치기만해도 화재에 오르는 고가의 명품들은 설명이 안된다.
그녀는 평민들은 상상도 할 수없는 생활을 누렸고 이혼 전후에도 변함없이 수 많은 남자들과 염문을 뿌렸고 그 대상들도 고매하신 신분의 소유자들이었다.
그런 그녀가 정말 빈자의 친구가 될 수 있는지 의문이다.
그녀는 생전 에이즈퇴치와 지뢰퇴치를 위해 힘썼다.
그건 물론 훌륭한 일이다.
하지만 그 행위의 순수성에 많은 의문이 가기 때문에 오히려 위선자라는 추한 오명이 더 크게 뇌리에 스친다.
굳이 이 두 사람을 비교한 이유는 1997년 같은 해에 생을 마감했기에 덩달아 같이 입에 오르내리는 대상이라 쉬운 본보기이며 상반된 외모로 훌륭한 선행을 행한자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누구든 그 마지막을 보면 그 사람의 생애를 유추할 수 있다.
다이애나는 고가의 승용차에서 애인과 밀애를 즐기다 교통사고를 당했다.
마더 테레사는 지병이던 심장병이 악화됬음에도 지치지 않고 사역을 감당하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다 가셨다.
두 사람의 외모는 극과 극이라 비교할 수 없지만 그들의 선한 근본은 어디서 더 깊게 찾을 수 있는지는 뻔하다.
그러니 이쁘면 착하고 못생기면 성격도 나쁘다는 이상한 편견은 버려야 할 악한 고정관념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외모의 추함은 삶에 불편과 상처를 안겨준다.
같은 행위에도 더 관대하지 못한 대우를 받고 걸핏하면 외모로 인한 핀잔을 들어야 하며 어렸을땐 잔인하게 솔직한 아이들앞에서 외모에대해 적나라하게 비판받아야 한다.
그런 맘의 고통과 어린 시절부터 내리박힌 못난 자신에 대한 비관은 그가 행복하게 되는데 분명 방해가 될것이고 그럼 당연히 좋은 성격을 유지하긴 힘들것이다.
하지만 힘들 뿐이지 불가능한건 아니다.
어릴땐 극복의 힘이 약해서 성격에 영향을 받았을지 모르지만 이제 다 성인들 아닌가.
어떤것이 좋고 나쁜건지 대략 다 감을 잡고 성장하지 않았는가.
어렸을땐 못난 외모가 나쁜 성격에 영향을 줬더라도 지금까지 그렇다라는건 정말 생각까지 못난 모습이다.
지금은 의지라는걸 발휘할 수있는 성인이기 때문이다.
의지로 모든걸 바꿀 수있다.
의지의 힘을 키우는것이 사랑인것 같다.
의지로 자신을 사랑함...
그것도 의지로 가능한 행위이라고 본다.

아! 멋진 하나님은 사람에게 얼마나 아름다운 선물을 주셨는가.
그건 사랑도 믿음도 갖게하는 의지라는 선물이다.
절망의 밑바닥에서도 이겨낼 수있는 저 구석 한가닥 의지가 희망을 불러오고 사랑을 할 수 있게 하며 행복을 찾게 한다.

슈렉은 자신의 못난 모습때문에 공주의 가족들에게 인정받지 못한다고 생각하고 마법으로 잘생겨진다.
잘생겨진 슈렉이라니 생각만해도 웃기지 않은가.
하지만 전편에 안예쁜 모습에 머무른 피오나와 슈렉을 아쉬워하고 의심하는 사람들을 위해 서비스 컷으로 그들은 아름다운 외모를 잠깐 갖는다.
그리고 자정이 지나기 전에 두 사람이 키스를 해야만 마법이 풀리지 않고 아름다움을 간직할 수있다.
그 두 사람은 서로를 절실하게 찾지만 역시나 중상과 모략과 방해 공작으로 그 둘은 엊갈리기만 한다.
어렵게 재회한 그들이 키스할 시간에 역시나 극적이게도 12시 종소리가 울린다.
그들은 키스 할것인가 말것인가.
서로 바라보며 그 짧은 12번의 종소리가 끝나기 전에 그들은 선택한다.
그 선택의 순간 관객들은 시험에 들게 된다.
그래도 이뻐지는게 좋잖아.
아냐 못난 모습으로도 행복할 수 있어야 좀 더 슈렉답지.
어느쪽으로 맘이 기울게 될까가 자신의 외모지상주의 잣대를 시험하는 좋은 장이 된다.
1편에서 사랑은 외모와 상관없다고 말해준 두 커플은 이제 행복도 외모와 상관없다고 말해줄지도 모르겠다.

어쨋든 중요한건 자신의 의지의 약함을 못난 외모탓으로 돌리는 더 못난 선택은 하지 말길 바래.
당신이 외모가 떨어지기 때문에 불행하고 성격도 나쁘다면 그건 당신이 의지가 약한거지 외모때문이 아닌거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