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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빨간
 욱하고 복받칠 때   2006
구름이 많아 조회: 2336 , 2006-06-24 21:02
내가 그 사람에게서 떠나고 싶고 그 사람도 계속 날 거둘 생각이 없는데
나는 떠나지 않고 그 사람도 날 내치지 않는다.
내가 떠난다고 하면 날 잡지 않을 것이다.
내가 왜 있는지 나도 모른다.

굳이 써내려가자면
아직 가치판단이 미숙해서 익숙함을 버리고 새로운 것들과 조우하는 게 무섭기도 하고
변화를 두려워하는 나이가 되었기 때문일 수도 있다.
확실한 건 다음에 갈 곳을 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결정해야 할 순간이 반드시 온다는 거.

답답하지는 않다.
단지 내가 조금 더 똑똑했음 한다.
당장은 힘들더라도 나중엔 더 나은 미래를 가진 더 나은 나를 위해
두려움없는 선택을 할 수 있을텐데..

어제는 앞으로 6개월 전후의 내 삶에 중요한 두가지 결정이 내려졌다.
같이 사는 친구 대신 인수받는 다른 친구가 들어오게 된 것.
따로 살기로 했었지만 전자가 싫어서 따로 살기로 했지
후자가 싫어서 따로 살기로 한 것은 아니었으니 걍 같이 살아보련다.
그리고 여기도 오래 있었으니 이제 다른 곳으로 옮길 때가 된 거 같다.
대학원 문제 때문에 10월 전에 결정해야 해.

쫓기듯이 찜찜한 마음을 갖고 그만두지는 않겠어
왜 나를 인정하지 않는 건지 모르겠지만 그게 문제가 아니라
내 스스로가 부끄럽지 않도록
피해의식을 두고 대신 그리움과 자존감을 안고 떠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어.

선배 연락이 와서 그런다-괜찮냐-고.

-응? 괜찮은 건 어떤거구 안 괜찮은 건 어떤거지?
사실 잘 모른다.
감정적으로 생각지 않고 현실적으로 생각하기로 했다.
입으론 괜찮다 그러는데 속은 욱신욱신거려
그럼 안괜찮다고 말해야 하는 건가?
사람들이 다 강한 면만 있지는 않은데
난 내가 약하다고 인정해버리면 그 다음엔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

약한 걸 인정할 때.............. 나는 무너져버릴까 겁이 나

그래서 괜찮다고 해버렸어 그러고 욱하면서 눈물이 나오려는 걸 또 참아버렸어
울고 싶을 때 울기로 한 건 작년의 결심이었으니까.
올해는 아예 울 일을 만들지 않아야 한다.


한 번 더 읽어보니 결국 언젠가 그만둬야 하는데 새로운 사람으로 인해 그 생각이 굳어진거네
그리고 지금 그만둬서는 안될 당위성까지 내 스스로가 부여하고 나참..
힘든 건 피해버리든지 돌파하든지 하는거라고~~
나는 돌파하기로 한 거야 힘내 이녀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