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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빨간
 나는 너를 미워하지 않는다.   2007
조회: 3268 , 2007-10-12 01:54




 

 

 난 화요일 밤 운동을 마치고 아무렇지 않게 오랫만의 싸이홈피에 들어갔었어
 
 쪽지가 쌓여있길래 정리할 생각으로 클릭했는데

 낯익은 이름이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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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기까지 쓰고 난 2004년과 2005년 일기를 들어갔다 왔어

 그 이름이 씌여진 일기가 있을까 해서 찾아보러

 도무지 전화번호가 기억나지 않는 한 사람이 있나 보려구.. 없을 거라 생각했는데 역시.

 그 애에 대해 말하기 망설여지는 건

 내가 지금 감정적으로 조금은 약한 시기..10월에 살기 때문이야

 다시는 그런 친구 못 만날텐데 있었던 그대로만 기억하고 싶은데

 이 기억에 내 이기심이 묻어날까봐 나는 또 겁내고 있지

 첫사랑의 기억과 아픈 마음을 오랜 병처럼 끌어앉고  이 낯선 도시에 왔을 때

 이 애로 인해 치료할 수 있었던..

 그것조차 알아버리게 했던..

 많이 많이 주었던 사랑에 감사한다.

 정말 감사해 하고 있어. 지금도.

 아프기만 했던 내 마음을 많이 감싸주어서..그 애로 인해

 사랑..이란 어려운 말이 뭔지 그 마음이 말 한마디로 되는게 아니란 걸 알려주어서 

 그걸 알게 된 후 오히려 훌훌 날아가버린 내가.

 남아있는 기억은, 촉촉해져버렸던 마음담긴 눈동자와
 
 술에 취한 애절한 목소리와 

 내가 취한 상태에서 내게 모진 말을 내뱉고 아주 차갑게 소리치던 이미지뿐..
  
 마지막 기억이 좋지가 않아.

 무엇 때문에 내게 그렇게 대한 건지 나는 지금도 기억이 나질 않고

 그걸 알게 되면 내 24살 25살을 빛나게 해준 그 애를 미워하게 될 거 같아서

 담담히 묻어버렸어

 그래, 너가 나를 미워하고 기억하기 싫어했을 수 있지만

 나는 너를 미워하지 않는다..

 그래서 그 애의 연락.

 갑자기 귀가 멍해지고 눈 앞이 멀어져 가는 기분이 들었겠지

 어찌할 수 없는 거야

 한번만 보면 되는 걸

 그게 하필이면 지금. 10월.

 그애가 알고 이 때 연락한 게 아닌 건 나 알지만

 내 머리가 아니라 내 마음이 곤란해

 내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그 애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서로 가진 카드를 보여주지 않고 있잖아

 신경전을 벌일 필요가 없는 사이-그 애와 나.

 다시 한번. 신경전이 필요없는 사이.

 빨리 만나서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듣고 싶다.

 그래서 그 이후에는 잠잠해진 내 가슴이.

 쓸데없이 가슴이 뛰지 말았으면 좋겠다.

 시월에는 가슴이 뛰지 말았으면 좋겠다.

 내 첫사랑의 약속이 시월. 
 
 그 애와의 약속이 시월. 헤어짐이 시월.

 2007년 헤어짐이 시월.

 시월은 시작과 끝이 있는 달이고 이 녀석과의 만남은 그 중 어떤 것도 되어선 안된다는 게

 내 머리가 내 가슴에게 하는 명령. 주문. 마술이다.


 나의 이기심이 시험에 들지 말라고 말한다.

 결국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거야 약속하자

 

억지웃음   07.10.13

사람의 마음이 수도꼭지 잠그듯 멈출 수 있다면
정말 좋은거겠죠?
근데 그게 사람이라서 안되는거에요,
칠정을 느낄 수가 있어서, 그래서 사람인거니까요.
저도 3년동안 좋아하던 사람이 있었는데,
다시 볼까봐 두려워요, 또 그것때문에 새로운 시작의 문턱에도
다다르지 못하고 있는걸지도 몰라요.
그치만, 가을이잖아요, 가을이 님에게 좋은 계절이었으면 해요.
모든것들이 온화하게 모두 같은색으로 물들어가니까.
앞으론 아름다운 기억만 가을에 채우셨으면 해요.^ ^

볼빨간   07.10.15

바람이 많이 부는 계절이에요. 나뭇잎들도 물들어가겠죠
계절은 바뀌어도 또 같은 계절이 오고
마음도 시작이 있으면 끝이..또다른 시작이 오는 법이듯
인정하면서도 흔들리지 않았으면 합니다.
이쁜 계절 누리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