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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하나
 아버지에게 대항하는 꿈   꿈이야기
조회: 3799 , 2011-07-20 16:38


나는 원래 9시나 되어서야 일어난다.
그런데 오늘은 새벽에 집이 시끄러워서 5시 30분에 일어나버렸다.
당연히 다시 잠들었다.
그 사이에 꾼 꿈이다.

어차피 여기엔 내가 아는 사람이 없으니 털어놓는 것이지만,
나는 아버지에게 많이 맞았고,
그러면서도 한 번도 반항하지 못하며 살았다.

그래서 늘 마음 속으로만 분노와 증오를 품고 있었다.
이제는 더 이상의 육체적인 폭력은 없지만,
그래도 아직까지 나는 아버지의 물리적 힘 앞에 무력해진다.

그런 분노가 내 안에 쌓여있었는지,
아버지에게 반항하는 꿈을 꾸었다.
아버지의 핏발 선 누런 눈동자를 똑바로 바라보면서
망치를 꺼내들고 대들었다.
죽여보라고.
아버지는 내 것보다 더 큰 망치를 들고 나를 위협했다.
두려웠다.
저 망치가 나를 내려칠까봐.
정말 컸다.

하지만 나는 끝까지 대들었다.
그리고 아버지의 망치를 빼앗았다.
내가 두 개의 망치를 가지게 되고
아버지 손에는 아무런 무기가 없게 되었다.
나는 두 개의 망치를 모두 높이 들었다.

아버지가 꼬리를 내렸다.

-

이제 아버지는 예전처럼 나를 때리지 못한다.
나는 이제 20살이고,
아버지도 많이 약해졌고
어머니는 강해졌다.
내 동생도 많이 컸다.
나의 편은 늘었고
나의 편은 강해졌다.
나 또한 강해졌다.
반대로 상대는 약해졌다.

-

나는 이제 더 이상 약자가 아니다.
화가 나면 화를 내라.
증오스러우면 증오해라.

고인 물은 썩는다.
내 안에 있는 썩은 물을 흘려보내야
그래야 깨끗한 물을 채울 수가 있다.
썩은 물을 흘려보내면 다른 사람들한테 피해가 간다고
혼자 떠안고 있는 것은 미련한 짓이다.
그 물을 썩게 만든 사람에게 흘려보내라.
그 썩은 물은 그 사람이 감당할 상처지,
내 것이 아니다.

고인 물.
썩은 물.
분노.
증오.
모두 방출하고 흘려보내서
깨끗해져야 한다.
깨끗한 물을 다시 담을 수 있어야 한다.

적당한 아이   11.07.21

사랑도 그러 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