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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빨간
 시작에 따르는 용기, 그리고 '함께'라는 더 나은 시작을 축하해   2011
조회: 2967 , 2011-10-24 02:02
은정아 우리.
기억나지 않는 언젠가부터 함께 커왔지
너가 어떤 사람이고 내가 어떤 사람인지 말로 정의하기 전에
그냥.
다소 오해는 있었지만 그런 사람으로 받아들였고 그리고 오늘이 온 거 같다.

어떤 사람을 만날 것인지 정하기 전에 벌써 우린
우리들이 어떤 삶을 살아갈 것인지에 대해 생각하며 커왔었어
그 시절 누구나 그랬을 법한 공동체적인 생활.
1층 2층 3층으로 된 저택. 그 저택 층층이 살며 마당엔 커다란 흰 개를 키우며 살아가는 것이
우리 삶의 이야기였어

지금 생각하면 이야기였을 뿐.
우리의 구체적인 직업이나 동반자 상에 대한 어떤 이야기도 없었지
우리가 바라는 삶만 있었을 뿐.
우리 삶의 짐무게가 이거다 싶기 전에 정해진 무게는 우리가 알기엔 어렵지
알고 있던 난.
너가 몰랐던 것만으로 꿈을 꿔볼 자격이 우리에게 충분했다고 생각해
그렇게 함께 꿈꿔보는 것만으로 우리.
오늘이 있게 되었다고 생각해

미래에 더 가까운 현재라는 시점에서
항상 내 생각에 있으되 그 사람의 생각이 어떠한지 알아보고
조율해나가고
내 옆 사람을 잘 챙기되 주변 사람을 더 챙겨볼 줄 아는 틈을
늘 가지며 살아갈
사랑하는 은정이가 되길.

한 갈래였던 우리의 삶이
너가 먼저 겪어보는 것과 동시에 나의 또다른 삶이란 것을 잊지 말고 잘 살아가주길 바래
사랑한다는 말이 이다지도 평범하며 그럴 수 있고 삶 한가운데 속해 있었다는 걸
그 무엇에도 의식되지 않는 말이란 걸 오늘에야 알았어
그냥. 사랑해. 은정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