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지는 게 맞는 걸까.
없는 게 더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오빠와 사귀고 나서 맘고생이 참 많았으니까.
오빠가 좋기는 하지만
없으면 못 살 정도는 아닌 것 같다.
어차피 이제는 구태여 볼 일도 없고
나는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도 쉽게 멀어지는 사람이니
괜찮을 것 같다.
차라리 이렇게 스트레스 받으며 지내느니
헤어지는 게 나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만나려면 돈도 많이 들고
이것저것 자잘하게 신경 쓸 것도 많다.
처음에는 좋은 마음이
이런 불편한 점들을 덮었는데
지금은 그러지를 못하는 걸 보니
마음이 식은 것도 같다.
그런데 아는 언니에게
이런 것들을 이야기해보니
섣불리 헤어지면 후회할 지도 모른다고 했다.
정말로 내가 남자친구한테 질리고 안 좋아하게 된 건지
아니면 섭섭한 게 쌓이고 쌓여
지친 나머지 자포자기한 심정으로 헤어지고 싶어졌는지.
이 둘을 구분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
.
이걸 구분하는 것도 힘들다.
그냥 솔직하게 오빠랑 대화를 하고 싶기도 한데
나는 왠지 모르게 오빠가 불편하다.
오빠가 그렇게 편하지 않기도 하고
원래 성격이 이런 얘기를 솔직하게 못 하는 편이어서
더 그런 것 같다.
그냥
지금은
오빠가 밉고 보기 싫다.
그래서 그냥 밀어내고만 있다.
.
.
진짜 감정을 억누르고
가짜 감정만 앞세워
연기를 하다보니
나도 내 진짜 감정이 무엇인 지 알 수 없게 되어버렸다.
오빠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자기가 좋든 싫든
표현을 하고 감정이 드러나야 대처를 할텐데
겉으로는 생글방글 웃고 잘 해주면서
속으로는 쌓아놓고 있으니
어지간히 답답할 것이다.
그러나 어쩌겠는가.
이게 나다.
그리고 이제는
솔직해지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