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꽤나 짜증이 난다.
왜 짜증나는지는 정확히 모른다.
그냥 이것저것 짜증이 난다.
기분이 나쁘지는 않다.
이제야 좀 정신이 돌아온다.
그동안 물 속에 고개를 쳐박고 지냈구나.
좀 빠져나와서
눈 뜨고 귀 열고 살아야겠다.
얼른 일요일이 돼서
상담 선생님이랑 이야기를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나마 내 속을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이고
나를 일요일마다 만나주는 부담없는 사람이기 문이다.
상담 선생님이 아닌 다른 모든 사람들에게
내가 하는 이야기는
그저 그런 이야기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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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른 전문기관의 치료를 받았으면 좋겠다.
사이코 드라마라는 것도 얼른 해보고 싶고
개인 상담도 받아보고 싶고
집단 상담 같은 것도 받아보고 싶다.
일요일밖에 시간이 안 돼면서 이런 걸 하고자 하는 것이
약간은 무리일 수도 있겠지만.
아무튼 하고 싶다.
하고자 한다면 길이 보일 것이다.
일요일에도 이렇게 상담을 할 수 있게 되었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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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와는 인연을 끊기로 마음을 먹었다.
더이상 그 사람에게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을 것이다.
나와는 남이다.
그 사람은 나에게 씻을 수 없는 죄를 지은 사람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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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을 갚고
내년에 복학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
상담 선생님이랑 상의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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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 치고 싶다.
누가 나를 좀 도와달라고.
나와 힘을 좀 합쳐달라고.
나와 함께 나에 대해서 좀 고민해달라고.
나 좀 걱정해달라고.
울면서 그렇게 부탁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