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그대로 헤어지고 싶다. 누구와? 남자친구와.
친구들을 만나서 맛난거 많이먹고 술도 진탕마셨다. 나도 나이를 먹나보다. 같이 있던 후배가 자꾸 챙겨준다.
언니 얼굴 빨개졌어요.
언니 괜찮아요?
괜찮아 괜찮아 너 나 모르냐?
이정도갖고뭘~
예전엔 안그랬는데. 얼굴도 허옇고 술버릇 자체가 없어서 암만 마셔도 혼자 술 안마시고 버린다느니 이런 말만 들었는데ㅋㅋㅋ 하아..
어제는 술을 진탕 마셨고 주절주절 쓸데없는 소리도 많이 했다. 내가 요즘 가장 고민하고있는 남자친구 얘기..를 주절주절 떠벌린거다. 그게 다 내얼굴에 침뱉는건데.. 윽 담부턴 술마시면 입 꼭다물고 있어야지.
남자친구가 취업준비생이다. 좋게말해 취준생이고, 남들이 남친은 뭐하는 사람인고 물었을때 취준생이라 소개한다. 그러나 사실은 취업을 준비하고 있지도 않은 상백수다. 나 일끝날때까지 멍하니 티비만 보지말고 제발 뭐라도 좀 하라고 버럭 소리지르고 싶다.
뭐 조금 나아져서 학원 수강증을 끊었다. 잘 나가는듯 싶더니 시험 다가올즈음해서 학원을 안가고싶단다. 기가찬다. 왜 안가냐고 어디 아프냐고 물었다. 재미없단다.
재미? 아오 씨 이런 구제불능 같으니라고.
그렇게 공부를 안해서 그 시험에서 떨어졌다.
실망스럽다.
나만 보고싶단다. 더 예뻐해주고 더 만져주고 더 사랑해달란다. 점점 더 실망스럽다. 정말 진지하게 이별을 고민중이다.
남친도 어느정도는 느끼고 있으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