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C버전
공개일기 한줄일기 내일기장
구름속가로등
 다시 가다듬는다   2012~2013-예과 2학년
조회: 2163 , 2012-11-12 00:40
오늘은 동해를 갔다.

원래 집이 거제도라 고등학교 때 까지만 해도 매일 바다를 보고 살았다. 그래서 나는 바다를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이 없었다. 그리고 바다를 보고 기뻐하는 서울사는 숙모도 잘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런데,,, 서울에서 대학을 다니면서 바다를 본지 너무 오래되다보니... 나도 모르게 바다가 보고 싶어졌다. 내가 어릴적 가졌던 신념과 의지를 다시 보고싶어졌다. 그래서 훌쩍 동해를 갔다.

나를 다시 마주한 느낌이었다. 내가 가졌던 생각들 추억들을 다시 느꼈다. 내가 앞으로 살아가야할 삶에 대해서 생각했다. 당장 이번학기를 어떻게 마무리 해야되는지도 생각했다. 기분이 좋다. 내가 좋아하는 예전의 나로 다시 돌아가게 된 것 같다. 홀가분하다. 내일부터 또 나의 삶을 살아가야겠다. 내가 꿈꿔왔던 삶을 살기위해 또 노력해야겠다. 그리고 항상 즐거운 마음으로 생활해야지...

동해가는길에 많은 일이 있었다. 길을 잃어버렸다고 하니 그냥 태워주시는 운전자분도 만났고, 택시에 있는 무전기로 계속 잡담만하는 택시기사분도 만났다. 길을 친절하게 가르쳐주시는 분들도 만났다. 나는 서울보다 시골이 좋다. 내가 19년을 보낸 곳이 그런 곳이라 그럴지는 모르겠지만 사람들이 훨신 더 인정이 넘치고 여유롭다는 생각을 한다. 문득 시골의사로 사는 삶도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강릉에서 만난 사람들로부터 마음의 치유를 받은 느낌이다. 정말 감사하다.

서울에 도착하고 기숙사까지 가는 지하철에서 구걸을 하시는 분을 만났다. 원래라면 그냥 가많이 있었겠지... 하지만, 오늘은 나의 지갑을 꺼내보았다. 구걸하시는 분의 슬픔이 느껴졌다. 나도 예전에 느꼈던 슬픔... 물론, 나의 슬픔은 그분의 슬픔에 비해 사소한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내가 잊고 살았던 나의 신념을 되새기게 되었다. 나는 나누고 공감하며 다른사람에게 행복을 주는 그런 인생을 살고싶다. 내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깨닳은 신념이다. 나의 길이다. 마음을 다시 가다듬고 나의 길을 걸어가야겠다. 내일 아침해는 너무나 눈부실 것 같다.

오랜만에 울틀다이얼에 들어왔다. 항상 힘든일이 있을 때 마다 여기에 들어와 마음의 안식을 찾는다. 고맙다 이 사이트. 내가 힘을 얻는 공간. 내가 나를 되돌아보는 공간. 나에게 여유를 주는 공간. 고맙다. 그리고 이글을 읽어준 모든분들 감사합니다. 이 사이트가 가지는 말로 표현하지 못할 분위기로부터 힘을 얻는다.

티아레   12.11.12

구름속가로등님의 글도 감사해요.
동해.. 정말 가고싶은데 훌쩍 떠나지지가 않네요.

topk   12.11.12

일기를 읽다 울컥 ...... 감동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