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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개일기 한줄일기 내일기장
李하나
 300만 원   trois.
조회: 3316 , 2013-01-16 21:15


하도 답답하고 힘든 마음에
아빠에게 편지를 보냈다.
내가 지금 이렇게 힘들게 지내고 있고
그게 다 아빠 때문이라고.
연애도 힘들고 일 하는 것도 너무너무 힘들다고.
그러니 등록금 갚는 것좀 도와달라고.

딱히 아빠에게 뭔갈 기대했다기보다는
속이라도 털어놓고 싶어서
써서 보내버린 편지였다.

보내고 나서는 속시원한 느낌에 기분 좋아하다가
도착했는지 말았는지 신경도 안 쓰고 있었는데
오늘 아빠에게 문자가 왔다.

편지를 잘 받아 읽었다며.
부탁한 300만 원을 해주겠다고.


.
.

아마 성폭행에 대해서 직접적으로 언급해서
수그리고 나오는 것 같다.
아무튼 내 요구가 먹히는 게 참 기분이 좋다.
별 기대도 안 하고 있었는데
덜컥 300만 원이 생겨서 기분이 너무 좋다.

뭐 아직 좋아하기에는 이르지만.
아버지의 말은 나의 계좌로 300만 원이 들어와야지만
믿을 수 있는 거니까. 



.
.

아무튼 삼백 만원이 생길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러면 바로 등록금 다 갚아버리고
요번 달 월급 135만 원,
다음 달 월급 140만 원 해가지고 
270만 원이 생기게 되는 거다.

그러면 엄마 임플란트 한다고 했으니까 조금 보태주고.
얼마를 보내줘야 할까.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조금 보태주고.

100만 원 정도는 저축을 하고.
나머지 100만 원은 생활비로 써야지. 
어차피 학교 다니면서도 아르바이트를 할거라서 
생활비는 벌겠지만
돈이 조금 있는 상황에서 돈을 버는 것과
돈이 하나도 없을 때 돈을 버는 것의 느낌은 다르다.

벼랑 끝에 서 있는 것과
편안히 땅 위에 서 있는 것은 다르니까.



.
.

이번 달에 월급 타면 
일단 파마를 해야겠다. 
화장품도 사고 힣 

즐겁게 살아야지:-)

기쁘미   13.01.17

마음이 넘 예쁘네요.. 이젠 하나씨만을 생각하며 충분히 이기적으로 살아도 될거같은데..

李하나   13.01.17

그 말을 아주 많이 듣지요. 너만 생각하고 살아라.
음 그럴 수 있다면 아주 좋겠지만,
한 번에는 잘 되질 않네요.
조금씩 중심을 제 쪽으로 옮겨가는 연습을 해야겠지요:-)

산들빛   13.01.21

오랫만에 울다에 들어왔다가 우연히 님의 일기들을 보게 되었어요..
처음으로 남 일기에 댓글을 써보네요.
전 개인적으로 회피보다는 증오를 선택하는 것이 훨씬 더 낫다고 봐요.
그게 더 정상적인 반응이기도 하구요.
제대로 분노하지 않으면 훗날 삶을 더 망가뜨립니다.
충분히 분노하고 증오하세요.
그게 건강한거에요.
법의 처벌을 받게 하고 싶으시다면 그렇게 하시구요.
나를 숨죽이는 건 진실한 관용이 아니랍니다.
용서와 이해는 내가 진정으로 그들을 이해하고 마음이 편할 때 하는 거지요..
항상 힘내세요.
그러한 삶속에서 이렇게 살아가는 것만으로도 정말 박수쳐드리고 싶네요.

李하나   13.01.29

'충분히 분노하고 증오하기' 맞아요. 제가 가장 원하는 것이랍니다.감사해요:-)

사랑아♡   13.01.22

힘내요. 제가항상 응원할게요...!

李하나   13.01.29

감사해요 사랑아님. 저도 사랑아님 응원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