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   일기
  hit : 1300 , 2014-03-01 22:45 (토)
어젯밤, 아빠가 용산역까지 가는데 빠른 노선과 몇 시간 걸리냐고 물어봤다.

알려는 드렸지만 이유는 묻지 않았는데 오늘 아침 사촌형 딸의 결혼식에 간다는 것이었다.

아빠 혼자 용산까지 어떻게 가지?

나는 아빠한테 먼저 허락받지 않고 옷을 갈아입고 머리를 손질하고 갈 준비를 했다.

아빠 나도 따라갈래!

아빠는 나에게 "우리아들, 아직도 아빠를 다니는게 싫지 않나봐?"하며 좋아하셨다.

난 아빠, 엄마와 같이 다니는걸 좋아한다.

어렸을 때부터 엄마가 학교에 운동회나 학부모회에 나와줄 때마다 친구들은 엄마를 보며 키크다, 예쁘다, 부럽다라며 날 향한 눈빛이 부러움의 시선이었다.

그런걸 느끼며 엄마, 아빠와 다니는게 신나고 좋았다.

여튼, 어젯밤 찾은 노선대로 출발을 했다.

신호등에서 BRT버스가 서 있어서 '아깝게 못 타겠네' 했지만 아빠는 탈 수 있다며 희망을 가지게 한 후 손을 미리 흔들며 잠깐 기다려 달라는 제스처를 한 후 타게 만들었다.

그렇게 버스를 타 지하철을 환승하고 용산역 웨딩홀에 가니 시간도 적당하니 딱 좋았다.

친할머니 장례식장에서 뵌 친척, 시골에서 뵌 친지분들이 낯익게 보여 인사를 나누고 서로 소개하기 바빴다.

아빠는 이런 자리를 즐기시는 것 같았다.

예식장에서 결혼식을 보는데 사회자는 다름아닌 개그맨 정종철.

알고보니 신랑과 대학 선후배 사이라고 한다.

다른 결혼식과는 다르게 주례를 생략하였고, 사회자가 모든걸 진행 하였으며 조금은 신세대답게 근엄한 표정이 아니라 활짝 웃고 활기찬 모습으로 진행되었다.

이벤트와 콩트가 어우러진 정종철의 입담에 모두 웃고 신나서 집중을 더 하게됐다.

그렇게 끝나고 나니 5시 반.

가는 경로까지 파악해 놨기에 별 문제가 없었다.

올 때는 신기하게 열차시간과 버스 환승까지 한번에 어우러져서 기다리지 않고도 올 수 있었다.

서울여행이 피곤하긴 했지만 아빠에게 또 하나의 추억을 준거같아 뿌듯하고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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