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8.14(나란놈은 어쩔 수가 없다)   하루하나
  hit : 1930 , 2014-08-14 23:29 (목)
#01

업계에서 유명하다는 곳으로 이직을 성공해 업계 한식구였던 또는 비즈니스적으로 알게 되었던
사람들은 너도나도 축하를 받으며 챔피언스리그로 입성하게 되었지만 2달만에 퇴사를 하게 됐다.

유명하다지만 그 조직에서 새로 생긴 신생 조직에다 업무적인 메리트는 없고 대학생 인턴을
데려다 놓아도 가르치며 충분히 할 수 있는 일들에 메리트를 느끼지 못해 돌연 사직을 결심했다.

커다란 조직에서는 있을 수 없는 비체계화된 주먹구구식 업무스타일, 그나마도 배울게 있다면
1년은 있어보려 했지만 오히려 경력에 타이틀만 그럴싸하고 속빈 강정이 될 가능성이 클 것 같다는
판단에 모든 걸 접고 집으로 돌아왔다.


#02

그곳에 내려가면서 많은 걸 잃었다. 1년간 사귄 여자친구는 3주전 이별했고 건강도 안좋아졌다.
직장을 잃었고 물론 9월초 새로운 곳에서 오퍼가 들어와 연봉과 직급, 업무와 관련한 여러가지를
조율중이지만 결정적으로는 백수가 되었다. 연봉도 높여 들어간 곳에서도 혼자 생활하다보니
남는게 없었고 몸과 마음은 피폐해져만 갔다. 집으로 돌아와보니 집 가까운 곳에서 출퇴근하며
사는 것이 최고라는 생각이 든다. 일과 삶이 분리할 수 없는, 다시는 내 삶까지 망쳐가며 돈과 일만
쫓아 그러한 결정은 하지 않으리. 너무나 지쳤고 힘들었다.


#03

삶에 전부였던 그녀가 떠났다. 시골에서 근무하던 나를 위해 많이도 노력해주고 애써주었는데 홀연히
떠나버렸다. 한순간 이었고 돌이킬 수 없었다. 자주 상황보고식 연락을 하지 않는 그녀에게 가끔씩
다투는 일이 생기면 홧김에 헤어지자는 말을 했었는데 이젠 그녀도 참기가 어려웠나보다. 아직은
그리워하지만 이번엔 돌아오지 않을 것 같다.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할 수도 있고 개인적인 문제와
집안문제 때문에 힘들다고는 했지만 카톡, 문자메세지, 전화조차 안되고 심지어 수신거부를
해놓은 것 같다. 내가 무엇을 그렇게 잘못했길래 이런 시련을 주시나 원망도 많았는데 이제는
나도 놓아야 그녀도 앞으로 창창한 삶을 살아갈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힘들지만 잊으려 한다.


#04

5키로 넘게 살이 빠지고 얼굴은 빛이 어둡고 지쳐버린 표정, 당분간은 운동하고 책보고 일생각은
모두 접으려 한다. 몇군데 오퍼가 들어오는 곳은 잠시 잊고 나를 찾아야 일도 할 수 있고 정신을
차려야 업무에도 집중할 수 있을 것 같다. 요즘 따라 지옥같은 세상이라는 말, 무척이나 공감한다.
나를 찾고 싶다. 본연의 나, 일하기 위해 존재하는 내가 아닌 나라는 사람을 찾고 이해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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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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