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 전하러 왔어요:)   치유일지
  hit : 3367 , 2014-09-06 11:53 (토)

안녕하세요, 울다 여러분. 
꽤나 오랜만이지요:-)

그동안 노트북 키보드가 고장나서
일기를 잘 쓰지 못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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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요즘 아주 편안하게 지내고 있어요.
1심 선고도 났고,
민사 소송 선고도 나왔어요.

1심은 징역 10년이 나왔고,
민사 소송으로 배상금을 지급하라는 판결도 받아냈어요.

복학을 했고,
자취방을 얻어 완전히 독립도 하게 됐어요.

좋은 아르바이트 자리도 구했고.



신기할 정도로 모든 일이 잘 풀렸어요.
그래서 요즘은 일기에 담아낼 감정들이 별로 없어서
잘 쓰지 않게 되는 것 같기도 해요.

아주 오랜만에 들어와봤는데
여러 분들이 제 소식을 궁금해 하셔서
몇 자 적어 남겨요.

저도 여러분들 소식이 궁금해요.
오랜만에 일기들이나 읽고 나가볼까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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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리고 지금은 성폭력 생존자 말하기 대회,
라는 것에 참여 하고 있어요.

혹시 관심 있으신 분은 보러 오셔도 좋아요.
10월 쯤에 미술 작품 전시와 말하기 무대가 있을 거예요.
열심히 하고 있어요.
미술엔 소질이 없지만:(

이 전시에 제가 그동안 울다에서 썼던 일기들을
활용해볼 생각이예요.


사실 제가 일기장을 만든다고 했었는데,
쉽지가 않더라구요.
인쇄나 제본 같은 부분이-
일기 분량도 많다보니까.

그래서 이번 전시 때 일부만이라도
제 일기를 활용해서 그림을 그려보고
일기장도 만들어보려 해요.

상담소 측에 제본을 맡기면 
믿을 수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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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들은 이번 추석을 어떻게 보내시게 되나요? 
저는 동생과 집에 둘이 있을 것 같아요.
엄마는 남자친구와 여행을 간다고 해요.

맨날 남자친구 분이 바빠서 잘 만나지도 못하는 것 같아서
다녀오라고 했어요.
미안해하길래,

지금 아니면 언제 같이 놀겠냐면서
다녀오라고 했어요.

남자친구가 엄마 삶의 큰 활력소,
이기 때문에 좋은 관계를 오래 유지했으면 해요.
그게 본인에게도,
그리고 저에게도 좋은 것 같아요.


엄마와의 관계는,
그럭저럭 좋아졌어요.

그냥,
엄마를 조금 기다려주기로 했어요.
엄마에게도 엄마의 시간이 필요하겠지요.

제가 아무리 조급하게 
엄마가 모든 것을 깨닫기를 바란다고 해도
될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냥,
적당한 거리를 두면서,
서로 이해하며 지내는 게 좋을 것 같다는 결론을 내렸어요.

사람마다 자신의 시기가 있겠지요.
저에게도 치유에 제 나름의 시간이 걸렸듯이,
엄마에게도 본인에게 필요한 시간과 시점이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언젠가,
보조를 맞출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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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별로 생각이 없어요.
그냥 하루하루 어떻게 살 지 정도.
당장 해야 하는 일에 대한 생각-


과거나
제 자신에 대해 생각하는 부분이 많이 줄어들었어요.
그래서 편안한 게 아닐까 싶어요.

사람들을 만나는 것도
훨씬 편해지고.

누군가 저를 미워할 것 같은 두려움도 많이 괜찮아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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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도 많이 빠졌어요.
스트레스를 덜 받으니까 먹는 양도 줄고
나쁜 음식도 덜 먹게 되고-

3월에 비해 6kg 정도 빠진 것 같아요.

사실 밀가루 단식을 하고 있어요, 요즘.
밀가루가 들어간 음식을 안 먹는 거예요.

3주 조금 넘었는데,
꽤나 성공적이예요.
한 두 번, 먹었나 싶어요.

제가 밀가루라고 생각지 못하는 음식들에
사실은 밀가루가 들어 있는 경우가 종종 있어서,
실수로 먹기도 했고.

한 번은 대만에서 과자를 사다 줬는데
외국 과자라서 너무 먹어보고 싶어서 한 번 먹고.

그 외에는 전혀 먹지 않았어요.



밀가루 끊는 게 어렵다고 하는데
사실 그렇게 어렵진 않아요.

밀가루'만' 끊으면요.
살을 빼기 위해서 음식을 다 안 먹고 밀가루도 안 먹어야지,
하면 어려울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그런데 살 빼는 걸 생각을 안 하고,
그냥 밀가루가 들어간 음식들이 몸에 안 좋은 게 많으니까
다른 거 먹어야지,
정도로 생각하면

세상에 밀가루 안 들어가도 먹을 게 엄청 많더라구요.
그래서 요즘은 밥과 고기, 과일을 많이 먹고 있어요.
초콜렛도 많이 먹고 있어요.

밀가루 단식 한 반 년 정도 해서
성공적으로 자리 잡으면,
그 땐 당을 조금 줄여볼까 해요.

특히 설탕과 액상 과당.
음료수를 안 먹어야 하겠죠.
초콜렛하고.

사실 초콜렛은 좀 자신 없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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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취를 하게 되면
학교 근처로 가게 되요.

자전거를 하나 사려고 해요.





요 모델로'_'*
정말 예쁘지 않나요, 하.

학교까지 자전거로 20~30분,
아르바이트 하는 데 까지 40~50분,
상담소까지 1시간 ~ 1시간 10분 정도 걸리니까,

두루 타고 다닐 수 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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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은 청소년 수련관에 얻었어요.
아는 언니가 일 하고 있었는데
사람이 필요하다고 소개를 받았어요.

사실 국가근로장학생을 떨어져서
어떻게 해야 할 지 막막했었거든요.
주말 아르바이트는 정말 하고 싶지 않은데
평일 아르바이트 하는 건 수업 시간 때문에 어려우니까-

그런데 마침 또 좋은 일자리가 들어와서 다행이예요.
청소년들이 뮤지컬, 댄스, 밴드, 연극 활동하는 수업과 축제가 있는데
그런 쪽 사업을 담당해서 관리하는 일이래요.

주로 중고등학생 아이들과 일 하게 되어서
아주 재미있을 것 같아요.

게다가 제가 좋아하는 교육 사업이고,
프로젝트 사업이예요.
시급도 6000원 정도에 수업 시간표와 맞출 수도 있고.


무엇보다도
언젠가 꼭 아이들이 있는 곳에서 일하고 싶었거든요.

아이들을 관찰하고 싶었어요.
그럼으로써 제 어린 시절을 객관적으로 보고 싶었어요.


사실 제가 생각하기에 제가 몇 살이든
저는 저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자신을 객관적으로 보기가 어려워요.
특히 과거의 모습은.
그래서 그 나이의 어린 아이에게는 바라지 못할 것들을 바라게 되죠.


7살이었으면 '싫다'고 말했어야 해,
엄마에게 이야기 했어야 해.
중학생이었으면 집을 뛰쳐 나왔어야 해,
고등학생이었으면 신고 했어야 해.


할 수 없거나 하기 어려웠다는 점을 인정을 못 해주는 거죠.
하지만 어제 면접 보러 다녀왔더니
7살은 정말 작더라구요.
정말 정말 어렸어요.

이 아이에게 '싫다'라고 말 할 수 있는 능력과
자신에게 일어나는 일이 어떤 일인지
알 수 있는 분별력을 기대할 수 있을까,
생각해보면



전혀요.



그래서 아이들을 보면서 같이 지내보게 된 건
제 스스로에게도 정말 잘 된 일이예요.
언젠가 꼭 찾아서 해봐야겠다고 다짐했지만 쉽지 않았는데
우연히 또 이런 기회를 갖게 되어서 참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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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엔 터키와 체코로 여행을 떠나기로 했어요.
그래서 지금 항공편을 알아보고 있는 중이예요.
방학 때 아르바이트 해서 모아둔 돈도 있겠다,
민사 소송으로 보상금도 받겠다,

여행 좀 다녀보고 싶어요.

사실 치유 여행을 마음에 두고 있는데
같은 경험자들 중에 관심 있는 분을 모으기가 쉽지가 않네요.

말하기 대회가 끝나고
좀 구체적으로 계획을 짜서
아예 사람을 모집해볼까,
생각 중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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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슬프게도
아직 남자친구는 없답니다 엉엉.
개강을 하니 멋진 남자들이 눈에 들어오긴 해요.
역시 학교가 좋군요*'_'*



몇 자 적는다고 해놓고 일기가 길어졌어요.
언젠가 또 일기에 제 감정을 털어놓으로 올 때가 오겠지요.

제가 이렇게까지 힘을 낼 수 있게끔
저를 받아주시고
제 일기를 읽어주시고
관심 가져 주시고 응원해주신
울트라 다이어리 분들께 정말 감사드려요.

정말 멋진 사람들♡
모두 모두 행복하시기를.

즐거운 추석 되세요!
HR-career  14.09.06 이글의 답글달기

항상 하나양의 일기를 기다리며 매일 매일 출석을 했어요. 그냥 왜그런진 모르겠지만. 저는 제가 준비했던 2차시험을 치뤘고 현실적인 여건과 이상사이에서 고민해보고 있는 중이에요. 하나양의 일기에서 사랑스러운 느낌이 묻어나는데. 저까지 기분이 좋네요. 힘든 일이 없더라도 한두달에 한번이라도 소식 들려주세요. 추석 잘보내요 ~~

프러시안블루  14.09.06 이글의 답글달기

기분좋은 근황과 시원한 가을 바람..
좋은 날입니다.

리브라  14.09.06 이글의 답글달기

기분좋은 근황이라 저도 마음이 가볍네요.ㅎㅎ 추석 잘보내세요^_^

볼빨간  14.09.06 이글의 답글달기

그랬구나..^^ 기다렸어요 이 소식.
달이 아름다워 보이는 추석 되세요~

B  14.09.06 이글의 답글달기

정말 잘 되었네요~^-^궁금했는데 감사합니다.

도란  14.09.07 이글의 답글달기

한동안 안보여서 무슨일이있을까 궁금했는데.. 참잘됐어요.
올곧게 나아가는 모습이 참 멋져요. ^^!

向月  14.09.07 이글의 답글달기

우리하나양, 앗녕!
잘지내고 있죠?^^ .. 너무예뻐요~^^

바나나우유처럼달콤한  14.09.10 이글의 답글달기

^^

나는오늘  14.09.14 이글의 답글달기

되게오랜만이에요 저도안들어온지일년정도됐네요ㅠ 절기억하진못하실거에요 되게되게 오래전에 한번댓글달았었거든요... ㅎㅎ잘지내시는거같아서 보기좋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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