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게을러졌구나. 똘똘이에게 쓰는 두번째 편지   아가에게
 해가 구름에 가려있고, 초가을의 냄새가 난다 hit : 1343 , 2017-08-19 15:01 (토)
똘똘아 안녕, 

니가 엄마 뱃속에 온지 벌써 5주가 되었구나. 

엄마는 얼마 전, 아빠와 병원에가서 초음파를 통해 아기집을 눈으로 확인했단다.

길이는 7.5m정도 되고, 너는 4주의 막바지 정도 됐을꺼라고 원장님이 말씀하시더구나

잘 먹어야 하지만, 12주가 되기 전까진 살이 찔 필요가  없다고 말씀하시더구나.

임신을 하니 활동량은 저절로 적어지고, 

식사량은 저절로 많아지니 처음 산부인과를 방문했을때보다

1kg나 체중이증가했더구나. 

산부인과 원장님은 내가 체중관리를 잘 못할까봐 걱정을 하시는 것 같았다.

사실 음식을 먹을 때는 양이 아니라, 질이 중요하다고 하더구나. 

영양가 있는 음식을 매끼 적당히 먹어야 한다는 뜻이겠지 

아빠는 너와 엄마를 위해 영양제를 20만원어치나 샀단다.^^;

니가 신경관을 형성하는데 꼭 필요한 필요한 엽산이며, 철분, 비타민, 아연등이

가득한 보충제와 유산균을 샀더구나. 아빠가 너를 끔찍히 생각하는게 느껴지지?

엄마가 엎드려 누워있어도, 똘똘이가 눌릴 것을 염려해 앞으로 누우라고 한단다.ㅎㅎ

엄마가 심심함을 참지 못해 거실에서 퀵보드를 타면 엄마를 졸졸 따라다니며 

네가 다칠까 우려하는 아빠란다.^^

아빠의 행동이 참 재미있고 사랑스럽지?^^

얼마나 너를 끔찍히 생각하는지,

또 너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 엄마는 참 행복한 사람이구나


똘똘아, 아빠는 지금 공사중인 똘똘이집의 후황을 달러갔다.

아빠는 사업을 하는 오너지만,

 일 외적으로도 하는 일이 많은 사람이란다^^

 변기를 달 수 있고, 보일러를 손볼 수 있으며, 벽을 뚫을 수 있고, 전기도

달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단다. ㅎㅎ 

이게 다 부지런하고 검소하신 시부모님의 가르침이 있어서

그런 것 같다. 

똘똘이 집이라고 하니 어떤 집인지 궁금하지?^^

엄마와 아빠는 조금 무리해서 얼마전 다세대 주택을 매매했단다. 시부모님이 알아봐주시고

많이 도와주셨어.. 얼마 전에 말이야. 

그런데 그 집의 이름을 똘똘이집이라고 부르기로 했다^^

그 집을 뜯어 고쳐, 세를 받아야 하기에 손재주 많은 아빠는 바쁘단다.

벌써 인부 몇명의 몫을 하고 있으니 걸어다니는 현금보따리나 다름이 없구나

반면, 엄마는 임신초기라 움직일 수 없어, 집에서 뒹굴며 "마지막 강의"라는 책을 읽고 있구나

마지막강의의 도입부를 읽고 있다가 잠들고, 또 화들짝 깨서 읽고를 반복한다.

엄마는 널 품에 안고부터, 너무 많이 졸립단다. 

"마지막 강의"의 저자는 암에 걸려 얼마남지 않은 생을 마감하는 과정에서

본업인 강연을 준비하고, 강연을 하며 느낀 삶의 교훈을 전달하고 있구나

부디 졸지 않고, 이 책을 다~~ 읽고, 너에게 느낀점을 설명해주는 시간을 갖을 수 있었음 좋겠구나^^


또 다시 출출해져

복숭아를 먹고 있는데, 복숭아가 참 달고 맛있게 느껴지는 구나.

복숭아의 달고 상큼한 맛과 향을 너와 함께 느낄 수 있다는 생각에 복숭아 맛이 더 좋구나.

이렇고 자고 먹고 누워있으니, 엄마는 정말 게으른 사람이 된 것만 같다.

하지만 엄마는 원래 게으른 사람이었다. ㅎㅎ 하루종일 게으르게 있어도 일말의 죄책감을 느낀적이

없었다. 네 아빠는 안그랬다는 구나. 집에 누워있는 걸 못견뎌 하는 사람이였다고 하더구나

네아빠와 나는 정말 태생적으로 다른 것 같다.^^


아빠가 6시 전에 돌아오면, 이태원에 놀러 가기로 했다.^^

생각만으로 설레이는 이태원이구나. 엄마는 뭘 입고 가야지 벌써부터 설레인다.

엄마는 참 술을 좋아하고, 놀기를 좋아하는 사람이였는데,ㅎㅎ

결혼하고 나서는 완전히 가정적인 사람이 되어버렸다.

물론지금의 삶도 행복하구나, ^^

하지만 앞으로의 삶이 더 기대가 되는구나 ~

똘똘아, 다음주에 또 편지를 쓰겠다.

다음주면 6주가 되겠지, 엄마는 7주가 되는 주에 너의 심장소리를 들으러 다시 병원에 갈꺼다.^^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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