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3.29 (월) - 대패 삼겹살은 굽지 않아도 맛있다 │ [2021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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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6시쯤, 배가 고프기 시작했다. 난 어머니께 국밥을 먹고 싶다고 졸라댔지만, 보기 좋게 거절 당했다. 내가 하도 졸라대니 <콩나물 국>에 <밥>을 말아 콩나물 국 밥(?)을 해준다고 했는데, 원래는 대패 삼겹살을 해주려고 했다는 말에 난 국밥은 아무래도 괜찮다며 말을 얼버무렸다... ㅋㅋ 그렇게 대패 삼겹살을 '구워' 먹는가 했더니... 엄마는 숙주(콩나물이랑 비슷하게 생긴 나물), 마늘, 파 등과 함께 굴 소스와 간장, 맛술, 후추, 깨소금을 넣고 볶아 만드는 <대패 삼겹살 숙주 볶음>을 해준다고 하셨다. 생전 처음 듣는 레시피. 게다가 난 전형적인 보수적 입맛이었기에 구워먹는걸 선호하는 사람이었다. 때문에 극구 반대했고, 무릎을 꿇고 빌기도 했다. 그러나 곧 소용없다는 것을 깨닫고 엄마의 뜻을 따르기로 했다. 종종 고기 볶는 걸 도와주면서 10분 정도 지나니, 요리가 완성 되었다. 냄새와 비주얼은 합격,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다. 반신반의한 채로 그릇에 담아서 한 입 먹자, 혀에서 모차르트의 피아노 소나타 8번 가단조 310번이 울려 퍼졌다. 단순히 구워 먹는 것보다 훨씬 맛있었던 것이다. 그 후 한 번 더 떠와서 두 그릇 가량을 먹고 아쉬운 듯 입맛을 다셨다. 역시, 새로운 걸 도전해봐야 재밌는 것 아니겠나? 이번 요리는 내 보수적인 입맛을 고쳐먹게 되는 큰 전환점이 아니었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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