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아킬레스건 3   note
  hit : 860 , 2022-04-14 20:01 (목)
상처가 나아지고 있다는 안도는 그렇다치고,
오늘 아침에도 역시 소독을 했는데 진물이 있었다.
큰 구멍은 막혔다. 근데 작은 상처에서 자꾸만 진물이 난다.
분명히 피부 안쪽에서 무언가 거부 반응이 일어나고
있는 듯 하다. 수술 봉합실이든, 알 수 없는 염증이던 간에.
내심 자연 치유되길 기대했지만, 조금 더 빠른 치료를 위해
내일 상처 부분을 다시 째서 염증 세척을 하기로 했다.
낮 동안 수술은 다시 하지 않아도 아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계속해서 들었지만 내가 지금 가진 카드로는
수술이 제일 가능성 높은 카드였고 결혼식까지 흘러나오는
진물들을 보며 기약없는 시간 동안 불안에 떨기 싫었다.
지난 주에 상처 부위 염증을 발견하고 하루 종일 절망스러웠다가
여자친구 얼굴을 보니 정말 몇 년 만에 눈물이 날 뻔 했다.
지난 월요일에 또 병원에 입원하게 되었고 오늘 사진첩을 뒤져보다가 예전에 같이 찍은 사진들을 보고 또 울컥하게 되었다.
혼자 있었으면 엉엉 울었겠지만 병원이라 애써 눈물을 참고 조용히 옥상에 올라가서 차디찬 바람에 흘려버렸다.
이제 결혼할 여자친구는 어쩌면 부모님 보다 더 가까운 사이가 됐는줄 모른다. 나랑 즐겁고 행복했던 시간을 가장 많이 공유한 사람이다. 나를 이해해주고 내가 하찮을 때도 날 보듬어 준 사람.
어쩌면 결혼을 앞두고 하늘에 계신 아버지가 이런 시련을 일부러 주셨는지도ᆢ 곁에 있는 사람들과 평범하고 당연한 일상들에 감사하라고 하는 것일까ᆢ 그리고 살도 빼라고 하시는 것일까. 내 무게를 버티지 못하고 끊어져버린 아킬레스건. 동시에 찾아온 코로나 감염 이후 중환자실행. 수술 이후 한 번에 치료되지 않고 염증 문제로 아직까지도 마음 고생을 하고 있는 바람에 10kg 가 넘게 빠진 듯 하다.
내일 수술이 잘 되었으면ᆢ 제발 마지막 한 번으로 끝나고 다음주 화요일에는 보조기를 차고 어설프게라도 근 50일만에 오른발을 땅에 딛는 내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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