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날들   211121
 밝고 따뜻한데 미세먼지가 있음. hit : 519 , 2023-03-04 22:11 (토)
가끔 내가 갑작스럽게 죽음을 맞이한다면 어떨지에 대해 생각을 해본다. 한 맺힌 귀신이 분풀이를 했다거나, 대비할 수 없었던 천재지변과 같은 이유로 죽는다면. 그때 저승길 앞에 선 나는 어떤 마음이 들까? 꽤 오랫동안 생각해본 주제라서 어릴 때의 나의 생각이 기억난다. 아마 너무 억울해서 저승사자에게 한 번만 기회를 더 달라고 빌 거야, 라고 했던 것 같다. 하지만 지금에서 같은 상황을 다시 떠올려 보면 별로 그런 마음은 아니다. 오히려 담담하게 받아 들이고는 사자와 함께 나룻배를 타고 강을 건널 것 같다. 다음 생에는 더 열심히... 온 힘을 다해 살아야지 하는 작은 후회만 남을 것이다. 그런 생각을 하니 조금 슬펐다. 나의 삶이 무의미해지는 것 같기도 했다. 언제부터 이랬더라... 언제부터. 난 아직도 한켠에선 내가 빛이 난다고 믿고 있지만 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도 알고 있고, 그럼에도 더 빛날 기회가 앞으로 많이 있지만 어딘가에서 불안함이 자꾸만 스멀스멀 올라오는 걸 본다.
최근 3개월은 근 3년 중에서 가장 재미있고 행복한 날들이었다. 나의 가치에 대해서도 더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하고 싶었던 것들도 다시 기억이 났다. 그래도 난 여전히 멈춰 있다. 그리고 미래를 생각하면 조금 많이 슬프다. 내일 하늘이 푸른 만큼 내 마음도 푸른 희망으로만 가득 찼으면 좋겠다. 그렇게 3월을 보내고 싶다.
gazzang  23.03.13 이글의 답글달기

충분히 빛나고 있으니 불안해 하지 말았으면 해요

Asa  23.06.04 이글의 답글달기

한 줄의 댓글인데도 왜 이렇게 위로가 될까요? 이런 글에 따뜻한 댓글을 달아주신 gazzang님의 마음 덕분인 것 같아요. 정말 감사합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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