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번째 일기 │ 일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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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부터 십년 전까지 반지하에서 살았는데 그 때 기억나는 추억 몇 가지 중 하나가 유치원 크리스마스 행사였다. 원장 선생님이랑 선생님들이 당시 인기 있는 만화영화 캐릭터로 분장을 하고 선물(아마도 사전에 부모님과 논의해서 준비했을)을 줬었는데 문득 그 때가 생각이 난다. 굴뚝이 없어도 산타 할아버지는 반지하 사는 아이에게도 선물을 주시는군. 피카츄랑 텔레토비는 어떻게 아는 사이일까. 뭐 이런 생각을 하면서 젖니가 빠진 채 멍청하게 웃고 있는 사진들을 봤었는데... 올해 크리스마스는 아주 오랜만에 화이트 크리스마스라고 한다. 난 이제 눈이 귀찮고 싫은 나이가 됐다. 더 이상 피카츄도 텔레토비도 그립지 않고 산타 같은 건 믿지도 않는(이 나이에 믿는 것도 이상하지만) 어른이 됐다. 뭔가 어른이 됐다고 느끼는 건 되게 거창한 순간이 아니라 어렸을 때 믿었던 거나 행복했었던 게 부질없고 별 거 없다고 느낄 때인 것 같다. 그래서 어른이 되고 싶지 않았는데 벌써 되어 버렸다. 어른한테도 산타같은 존재가 있을까 언제쯤 찾을 수 있을런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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