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의 밤.   미정
  hit : 1350 , 1999-12-07 22:34 (화)
유림이랑 편의점에서 라면을 먹다가 문득 자유스런 20대들을 보고 한없이 부러운 생각이 들었다.

따뜻한 코트를 입고 무릎까지 끌어오린 부추와 목도리 그리고 가죽 장갑. 연인과 연인 팔 틈사이로 껴있는 팔들..

부럽구 또 부러운 이야기이지만 나에게는 그러할만한 여유도 그리고 그런것을 부러워할 나이에 근접하지도 않은 것 같다.

크리스마스가 온다고 한다..
언니들은 대학생인 언니들은 친구들과 재미있게 놀겠지..
그것이 남자친구이든 여자친구이든 간에..

나의 친구들은 모두 가족들과 외식을 한다고 한다.
똘망똘망 귀여운 동생과 엄마와 아빠와 함께.

둘...이란 숫자는  참 좋은것만 같다. 많아보았자 셋..
도란도란 알콩달콩 아담한 집에 그리고 몇명 안되는 식구들에 크리스마스 트리에 그렇게 한번 크리스마스를 보내고 싶다.

너무나도 식구는 많고 그리고 크리스마스 트리는커녕 엄마는 김치 담그기에 바쁘고 "니들 알아서 자알 놀겄지. 무슨 외식이여??" 라고 말하는 아빠와..

작년까지만 해도 언니들과 명동에 가서 영화도 보구..(아마 그때 미술관 옆 동물원을 보았다) 스파게티도  먹구 돌아도 다니고 장갑도 사고 그랬지만 아마 이제 '너희들과 놀아줄 우리가 아냐!'라고 할만큼 일년사이 큰 언니들에게 많은걸 요구하기란..

이제 셋째 언니도 대학생이 된다. 지금 되지 않는다 해도 (점수가 안나와 내년에 간다 해도) 어쨋든 언니는 대학생이 될 것이다.

그리고 내년쯤은 나처럼 한탄만 하고 부러움에 애처러운 눈빛으로 이리저리 둘러보지 않겠지..
그때쯤은 언니도 사랑하는 연인과 따뜻한 겨울을 맞겠지?

이렇게 한숨 쉬다 또 하루가 지나간다. 빨리 20대가 되었으면 좋겠다. 20대가 된다는 것이 더 책임질 일도 많아지고 어렵고 벅찬단건 알지만 아마도 어른들이 말하지 않는 텔레비젼에서 말하지 않는 나같은 10대는 집에서 방콕하고 문법책을 들여다 보거나 한 30분 컴퓨터를 두드릴것이다.

우리반 날날이는 크리스마스때에 무슨 할 일이 많은지.. 내친구는 안경 쓴 공부밖에 모르는 내 친구는 "가끔씩 제가 부러워진다 애.."라고 말하더라.

그리고 내 친구와 똑같은 공부밖에 모르고 그것밖에 할 수 없는 나도 이렇게 말했다.
"그래서 어두워지는 겨울이 싫어. 해가 넘어가고 어둑어둑해지면 크리스마스 트리가 더 반짝거리니까 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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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행복해야 할 시간에 우울합

크리스마스...첫눈...새해...그런것들이
때론 생활에 밀려 우울하거나
때론 허전함때문에 우울하거나...
어쩔수 없나봐요...
그 많은 크리스마스 장식의 전구들처럼...
모두 반짝였으면 좋겠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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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9.12.08  글삭제 이글의 답글달기
글쎄...

글쎄...

20대의 한가운데 서있는 나는 10대 시절의 내모습을 떠올리면서 즐거웠다고 생각한다. 대학을 졸업한 지 1년이 다되어 가는데 가장 크고 절실하게 느끼는 것은...학생시절, 그것도 중고등학생 시절이 가장 행복하다는 것이다. 물론 대입이라는 어마어마한 무거움도 있지만 지금은 지금대로 사회생활을 꾸려가야하는 입장처럼 누구에게나 현실의 좌절감과 불만은 다 같을 것이다. 하지만 누구에게나 기쁨의 순간도 다 있으니까 조금만 여유롭게 생각해보면 .........반드시 지금의 나에게서 무엇인가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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