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놈....   미정
  hit : 1326 , 2001-06-07 21:51 (목)
아빠가 싫다.

불쌍한 우리 엄마

아빠가 직장에서 돌아오면 엄마는 집에 안계시다.

엄마는 엄마 직장이 있기 때문에..

그래서 아빠는 가장인 자기 보다 돈을 더 잘벌어 들이는 엄마가 싫은 거다.

그래서 며칠 전 부터 아빠는 온갓일에 트집이다.

엄마가 조금이라도 늦게 들어오면

" 밥 하기 싫으면 하지마..이젠 우리가 알아서 밥 챙겨 먹을테니... "

라고..

나쁜놈..

누가 우리야..

우리 오빠두 나두..엄마편인걸..

바보..

엄마가 미안하다고 해도 아빠는 엄마의 사과를 받아 주지 않는다.

나쁜놈..

엄마가 먹을 껏 까지 받치면서 미안하다고 했는데..

먹지도 않구..

정말 나쁜 놈이다.

오늘 엄마에게 어제 엄마가 준 음식 아빠..먹지 않았냐구 물어 보았다.

아빠는 먹지 않았단다.

나는 너무 화가 나서 한동안 아무말도 하지 않다가

오래전 부터 물어보고 싶었던 이야기를 꺼냈다.

도대체 엄만 아빠의 어딜 보고 결혼을 했는지..

엄마는 충분히 잘 났다.

인기도 많고..

엄마 주위엔 남자친구가 많다.

그리고 그 아저씨들은 나에게 정말 잘 해준다.

나에게 잘 해주는 아주머니 아저씨들은 거의 엄마의 친구들이다.

우리 엄마는 그런 잘난 친구들한테 시집 갔으면

이렇게 슬프진 않았을 텐데..

정말 우리 엄마..바보같이..

엄마는 " 도대체 아빠의 어딜 보고 결혼한 거야? "

라는 말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허공을 바라보시다가 눈에 눈물이 조금 보이는 듯 했다.

나는 고개를 숙었다.

그리고 계속 밥을 먹었다.

우리엄마..불쌍한 우리 엄마..

어제 난 다짐했다.

이젠 나에게 아빠란 없다고..

이젠 아빠를 부를때도 아빠란 말은 나오지 않도록 하기로..

이젠 그남자라 부를 꺼다.

이젠 그 남자는 나의 무시감이다.

나쁜놈..

어제 그 다짐으로 인해 아빠란 단어는 나오지 않았다

이 일기를 쓰며 나온 단어이긴 하지만

이젠 그런 단어..나오지 않을 것이다.

엄마를 위해서..

오빠를 위해서..

나는 위해서..

그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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