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un.
  hit : 3237 , 2011-04-27 14:36 (수)


이제는 열심히 살아야겠다.
어느 정도 나에 대한 치유가 이루어진 것 같다.
이제는 생활과 치유를 병행해야 하는 시기다.
너무 치유의 늪에 빠져있는 것도 좋지 않다.

나의 가장 큰 문제는 감정의 억압이다.
감정을 잘 느끼지 못하고, 감정을 느껴도 억압해버리는 것.
그래서 감정의 표현이 거의 없는 것이 문제다.
하지만 요 며칠 사이에 깨달은 것인데,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인 것 같다.
사람을 만나야 진짜 감정이 생긴다.
영화나 책을 읽고 일어나는 감정은 조금 간접적이고, 진짜 감정의 아류라고 생각한다.
진짜 감정은, 그것이 표현해서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사람을 상대로 피어난다.
그래서 이제는 사람들을 만나보기로 했다.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지 못하고 다른 사람 앞에서 나 자신을
숨기기에 바빴던 때와는 다르다.
지금은 나는 나 자신을 그대로 인정할 수가 있게 되었다.
나는 나다.
누구보다 자신감이 없는, 누구보다 못생긴, 누구보다 옷을 못 입는,
누구보다 말을 못하는, 누구보다 활발하지 못한, 누구보다 친구가 많지 않은,
누구보다 착하지 않은, 누구보다 운동을 못하는, 누구보다 살이 찐
나가 아니다.
그동안 만나는 모든 사람과 나를 비교해왔으니
나의 자아가 위축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나는 나만의 장점이 있는 것이다.
내 장점은 특이한 생각을 많이 한다는 것이고,
공부에 대해서 일반 사람들과는 다른 방법을 많이 시도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이 걷는 길과는 다른 길을 걷고 싶어한다는 것이 나의 장점이다.

나는 정말로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고 싶다.
돈을 벌기 위한, 안정적인 직업을 갖기 위한 삶이 아닌,
내가 원하는 일을 하면서 살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그래서 공부도 내가 원하는 공부를 하고 싶다.
이것이 나의 장점인 것 같다.
시류에 휩쓸려 진정한 나 자신을 잃지 않으려 무던히도 애쓰는 것.

그리고 술문화도 마찬가지다.
나의 머리 속에는 '대학생활이란 이런 것'이라는 모범적인 틀이 박혀 있었다.
그것에서 벗어나면 제대로 대학생활을 즐기고 있지 못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나는 위축되었었다. 나는 술 마시는 것도 싫어하고,
학교와 집이 멀어서 늦게까지 남아야 하는 동아리 활동도 잘 안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나 나름대로의 생활을 하면 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 자신 자체로서의 삶.
누군가와의 비교가 아닌,
나만의 노트.

그리고 나의 소유물에 하나 하나에 애정을 가지기로 했다.
사회학개론 시간에, 우리 나라의 자본주의는 천민자본주의라는 의견을 들었다.
자본주의가 성숙한 나라에서는 오히려 부를 과시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강하다고.
그런데 우리나라는 돈이 조금만 있으면 과시하고 싶어한다고.
바로 그것이 천민자본주의라고.
그래서 나는 그런 천민자본주의에서 벗어나보기로 했다.
나는 지금 매우 옷을 사고 싶어한다.
하지만 이것은 정당하다고 생각한다.
고등학교 3년 동안 내가 산 옷이라고는 기숙사에서 입을 트레이닝복밖에 없었다.
그래서 변변한 봄옷이 한 벌도 없다.
처음에도 겨울 옷이 없어서 입을 것을 사고 나서는 더는 구매하지 않았다.
지금도 봄옷이 하나도 없어서 사고 싶을 뿐이지,
내가 사치스러워서 그런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어쨌든 반바지도 전혀 없고 봄에 겉에 걸칠 것도 없으니까.
아무튼 이번에도 꼭 필요한 옷만 사고 과소비는 하지 않을 것이다.

학교 다니기가 가끔은 힘들다.
너무 먼데다가 환승을 많이 해야 하기 때문이다.
버스 타고 지하철 역까지 나와서 선릉, 신도림에서 두번 환승한다.
하필이면 정말 사람많은 1,2호선을 타고 다녀야만 한다.
오전 수업이 걸리면 7부터 9시 사이에 지하철을 타야하는데 정말 곤욕이다.
아침 시간에는 정말 사람이 많다. 신도림역에 특히 많은 것 같다.
그래서 조금만 늦게 끝나거나 무리를 하면 지하철에서 바로 졸아버려서 내려야할 역을
놓치고 만다. 그저께도 2정거장이나 지나서 내려서 다시 되돌아 갔는데 또 2정거장을 더 가버렸다.
더욱 짜증나는 것은 방향을 바꿔 탈 때마다 돈을 다시 내야만 했다는 것.
아무튼 체력을 좀 길러야겠다.
런닝 머신을 다시 꺼내놨는데 시간이 없어서 잘 하질 못한다.
주말에는 꼭 해야겠다.

일기를 웬만하면 손으로 쓰고 싶은데, 손으로 쓰면 손이 생각을 따라가지를 못해서
울다를 자꾸 찾게 된다. 수기보다는 타이핑이 생각의 속도를 잘 따라갈 수 있어서
쓰다보면은 답답함이 풀리는 것도 있다.

생각이 꼬였을 때는 울다를 찾고, 생각이 어느 정도 정리 되었을 때는 손으로 일기를 써야겠다.
다이어리도 사야겠다. 그냥 있던거로 하려고 했는데, 고등학교 때 산 스터디 플래너라서
아무래도 지금과는 용도가 맞지 않는다. 칸도 너무 좁고-
집에가서 주문해야징♡

요즘은 내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려고 노력 중이다.
숨기지 않으려고.
비록 누군가가 내 감정표현을 아니꼬워 할 지라도
나는 그냥 나 자신의 방식을 상대에게 내어보일 수 있도록 할 생각이다.
어쨌든 그렇게 하지 않으면 내 인생이 꼬이니깐은.

서서히 감정이 나에게로 돌아온 듯한 느낌이다.
사소한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나와 관련된 이야기를 친구에게 하기 시작했다.
하고 싶은 말은 참지 않고 그냥 하게 되었다.
좋은 징조인 것 같다.
앞으로 더욱 잘 되었으면 좋겠다.

나도 이제 열심히 살아야지.
같이 밥 먹는 언니를 보니까 정말 열심히 살고 있는 것 같았다.
조금은 부러웠다.
나도 이제 생활과 치유를 병행해야겠다♡

closer  11.04.27 이글의 답글달기

신도림역 사람 정말 많죠. ㅠㅠ 저도 학교 다닐 때 신도림역으로 가거나 혹은 사당-금정으로 가서 경기도쪽으로 나가야 했는데 항상 두번 갈아타는 수고를 하더라도 사당-금정으로 갔었어요.ㅋ

월향  11.04.27 이글의 답글달기

어우. 저도 잠시 서울에 있었는데, 신림에 있었어요-. 늘 가던 곳이 노량진, 대방동. 아니면 인천 부평이나 송내였기에;;
신도림역... 어우. 낑겨가는거죠 낑겨서 =ㅅ=..

억지웃음  11.05.01 이글의 답글달기

아침엔 그래도 폭풍지하철에서 벗어나서 행복합니다 ㅎㅎ
1교시가 하나도 없게 짰거든요....

아 그리고 선릉하니까 생각나는데
2호선에 변태 조심하세요.... 끄악!!! 특히 주무실때요....!!!
제 친구도 얼마전 변태를 목격했대요. 어떤 여자에게 접근하는....
알려주고 바로 나왔다는데.... 진짜 무서워요 ㅜㅜ

Che  12.02.12 이글의 답글달기

아가씨! 거꾸로 가는거 다시 타야될 때 개찰구에서 카드 찍고 나와서 반대편으로 다시 들어가면서 또 찍지 않으셔도 되요.ㅠㅠ
그냥 장애인 나오는 곳에 당당하게 서서 벨 누르면 역무원이 알아서 사태파악하고 문 열어줘요. 가끔 눈치느린 역무원이 무엇을 도와드리냐고 물어보면 목적지 지나쳐 와서 반대로 가야된다고 말씀하시면 되요.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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