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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하나
 답, 솔직함   trois.
조회: 2462 , 2013-02-08 22:20


거센 흔들림 끝에
답을 찾았다.




.
.


나는 왜 불행할까
어떻게 하면 행복해질 수 있을까

너무나 답을 얻고 싶어
고민하고 또 고민하고
흔들리고 또 흔들렸다.

결국은
답을 찾았고
그 답을 찾으니
어느 정도 안정이 찾아왔다.


.
.


나는
'솔직'

하고 싶다.
나 자신에게.
그리고 세상 사람들에게.



'당신의 꿈이 뭡니까?'
라고 누군가 나에게 물었을 때

'음, 심리학을 공부해서 마음이 힘든 사람을 돕고 싶어요.'
라는 두리뭉실하고 
한 겹 덧씌워진 
망설임 가득하고 조심스러운 답 말고



'어린 시절에 아버지에게 당했던 성폭행의 상처를 극복하고
나처럼 힘든 사람들이 행복할 수 있도록 돕고
사회적으로도 이런 일들을 해결할 수 있도록 활동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고. 

당당하고 충만하게
나의 꿈을 펴보이고 싶다.





.
.


나는 답답했던 것이다.
감춰진 인생이라는 것이.

'올해는 대학 편하게 다니겠네.'
라고 엄마가 물으면
나는
'고소하고 그러면 좀 힘들 거야. 
나는 내 성폭행 상처에 정면으로 맞설 거니까.'
라고 당당하게 대답하고 싶은데

엄마는 그 말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지 않으니
쉽게 말을 할 수가 없다.
괜히 분위기가 이상해지고
나 또한 엄마가 무심결에 내뱉은 말에
상처받는 것이 무섭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항상
내 진심이 아닌 다른 것들을 이야기하곤 했다.

나는 그것이 
너무너무 답답했다.
솔직하게 내 모습을 보이지 못하는 것.
항상 상대방과 한꺼풀을 두고 
관계를 맺어야 한다는 것. 

내 마음을 솔직하게
편하게
다 내보일 수 있는 사람이 
단 한 사람도 없다는 것.


어느 누구에게
나는 7살 때부터 친아버지에게 성폭행을 당했고
수 백 차례는 더 당했으며
강간까지 당했다는 이야기를
내가 할 수 있겠는가.

나는 
그렇게 사람들을 속이기 위해
나 자신까지 속여야 했다.

나 자신을 속이지 않고서는
다른 사람을 속일 수 없었기 ‹š문이다.



자신의 존재가 인정받지 못하는 것이
너무나 슬펐나보다,
내 안의 어린 하나는.
자기 좀 알아달라고
제발 감춰두지 말라고
날 좀 꺼내달라고
춥고 무섭다고
혼자 두지 말라고

그렇게 울며 외쳐댔나보다.



.
.


응,
이제는 너를 묻어두지 않을게.
감춰둔 자식마냥
몰래 훔쳐온 돈 마냥
네가 뭔가를 잘못한 것처럼
네가 이 세상에 존재해서는 안 될 사람인 것처럼
그렇게 대하지 않을게.




'솔직함'
이다.
'나 자신으로서 존재하기'


내가 바라는 것은 이것이다.
뭔가를 숨겨야만 하고
한꺼풀을 씌워야만 하고
거짓말을 해야만 하는 내가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나.

내 안의 가치 있는 모든 것을
드러낼 수 있는 나.

내가 바라는 것은 그런 것이다.




.
.



일단 동질감을 느끼는 집단에 들어가
편하게 내 이야기를 하고 싶다.
일을 그만두면 바로 집단 상담에 대해서 알아봐야겠다.
한 단계 넘겨 짚어 
'그렇겠구나'
하는 공감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간

'맞아, 나도 그랬어.'
'응응 그렇지.'
'그게 얼마나 힘든데. 맞아맞아'

하는 이런 깊은 동질감.
내면과 경험에서부터 우러나오는 완전한 공감, 
그런 소속감.
가감없이 
상대가 충격을 받을 거라는 걱정을 조금 덜하면서
편하게 내 이야기를 하고
내 감정을 털어놓을 수 있는 그런 사람들 틈에
속해 있고 싶다.

그렇게 내 감정에 대해 표현해보고 싶고
내가 잘못 느끼고 있는 죄책감이라든지 수치심도 검증받고 싶고
내가 돌연변이가 아니라는 안정감도 느끼고 싶다.



그리고 가족들에게 사실을 구체적으로 알리고 싶다.
물론 모두 충격을 받겠지.
뒤집어지겠지.

하지만 한 번쯤 갈아엎을 때가 되었다.

얼마나 어떻게 성폭행이 이뤄졌는지
엄마와 동생에게 설명하고 싶다.
그리고 아직은 이 사실을 모르는 다른 가족들에게도 
당당히 알리고 싶다.

나는 이런 와중에도
견뎌냈고 살아남았다고.
그리고 이렇게 강하고 예쁘게 자라났다고.


그리고 나의 가까운 친구들에게도 이야기하고 싶다.
나는 결코 외계인이 아니라는 것,
그런 일을 겪은 나라도 충분히 다른 사람들과 친구로 지낼 수 있다는 것,
나 자신으로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다.




궁극적으로는
이 사회에 알리고 싶다.






물론 이 단계까지는 조금 위험한 상상일 수도 있다.
괜한 오해와 편견으로 인해 상처입을 수도 있으니까.

그러나 정말로
내가 나에 대해서 모든 사람들에게 떳떳이 이야기하고
지지와 공감과 위로를 받을 수 있는 
그런 멋진 날이 와주기만 한다면

나는 진실로
충만하게 행복할 수 있을 것 같다.



원하는 것이 있다면
바로 그것이다.

세상이 나의 편이 되어주는 것.





.
.


못 할 일은 아니라고 본다.
힘들고 오래 걸리는 일이겠지만.
뭐 한국에서 힘들다면 다른 나라에 가도 좋고.
한국을 그런 나라로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할 수도 있고.



마침내
내가 온전히 나로써 숨쉴 수 있을 때
그 때 나는
사랑하는 사람의 품에 안겨
편히 잠들 수 있을 것 같다.

백지...   13.02.08

저번에 인터넷기사에서봤는데 독일유명배우인가? 그 배우 죽고나서 딸이 아버지한테어렷을‹x부터성폭행당했다고폭로했어요 이제와서 왜그얘길하냐니까 사람들이자뀨 자기한테와서 자기아버지가정말 훌륭한배우였다고말하고 그렇게칭송받는게너무나싫었데요 그 기사볼때 문득하나양이떠올랐어요... 하나양일기읽을때마다 댓글달고싶어도 감히(?) 그런끔찍한일안당해본 제가 너무쉽게 위로할것같아서(?) 댓글많이달지는못했지만 늘 응원하고있습니다... 주변눈치(?)보지말고 당당히 말할권리가충분히있다고생각해요.. 이제 남을위해희생하지말고 본인을위해 사세요..다잘될꺼에요....

PINK   13.02.09

항상 응원합니다.. 숨기지 말고 당당하게 맞서시길 바래요...
솔직함이 제일의 치유일것 같아요..

좋은씨앗   13.02.09

미국의 오프라 윈프리는 성폭행을 당하고 원치 않는 임신을 하여 출산을 하고
알콜과 마약에 중독 되었었습니다 그러나 자신의 아픔과 상처에서 머물지 않고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오프라 윈프리 쇼를 진행 하는 MC가 되었습니다

그녀가 그 쇼에서 진행을 할때 어떠한 사람이든 와서 진심으로 마음속의 상처를
용기를 내서 이야기 할때 경청해 주고 함께 가슴아파하고 함께 울고
함께 나누는 가운데 방청객과 시청자 모두 눈물바다가 되고 함께 힐링이 되어서
많은 이들의 가슴을 울리고 희망과 용기를 주는 사랑스러운 여인이 되었습니다

하나양도 꼭 그런 사람이 될거라 믿습니다.
왜냐 하면 저 또한 상처입은치유자 이기에 다른 이들의 고통과 아픔을
듣고 읽기만 해도 그러한 고통과 아픔이 어떠한지 피부깊숙히 체험하고 경험했었기
때문이겠지요

좋은씨앗   13.02.09

무의식 속에 숨어 있는 자신의 아픔과 자기자신의 감춰진 진실된 자아와 마주 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런 자기 자신과의 만남을 용기를 내서 바라보고 그것을 또한 다른 이들에게 알리고자 하는 마음은 이제는 더이상 그 상처로 인해서 과거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현실을 직시하고 미래의 꿈을 향해 날개를 펼치고 하늘높이 날아 올라갈 마음의 준비가 되었다는 것을 의미 하기 때문이겠지요

어쩌면 날개짓을 하다 떨어질수도 있고 어쩌면 날개짓이 힘들어 오랜 시간 머물수
있지 못할 지라도 포기하지 마세요 날개짓을 계속 할려는 마음만 있다면
하나양이 품은 꿈들은 언젠가 반듯이 현실로 다가 올 것이기 때문이지요

꿈과 희망   13.02.09

다 잘되시길 바랍니다.

topk   13.02.09


답을 찾았군요 하나양

잘 될거라고 믿을게요

응원합니다 그대는 소중한 사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