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유에 대한 결론이 났다.
살아 있으니까 산다.
복잡하게 생각할 핑요도 없고
극단적으로 생각할 필요도 없고
비관적이거나
부러 낙천적으로 생각할 필요도 없는 것 같다.
사는 이유가 있어야 한다, 라.
조금
부질 없는 것 같다.
사는 이유가 있어서 자율적으로 살아야 하는 게
이치상 맞는 것 같아 보이지만,
사실 우리는 애초에 태어나고 싶어서
자유의지로 태어난 것이 아니다.
그저
그냥
누군가에 의해 태어났고,
그렇게 해서 살기 시작했다.
타의로 태어났는데
자의로 살아가려 하니
당연히 힘들다.
태어난 것 자체가
나의 의지가 아니었으므로.
하지만 누구나 타의로 태어난다.
'태어나야지'하고 태어난 사람은 없다.
그냥 눈 떠보고
정신 차려 보니
살고 있었을 뿐이다, 우리 모두.
그렇다면 그냥 깔끔하게
타의에 의해 살아가면 된다.
여기서 타, 란
다른 사람들을 의미하지 않는다.
그냥,
살아 있으니까
태어 났으니까 살면 된다는 것이다.
물론 죽고 싶다면 죽어도 상관은 없다.
그런 것은 모두 자신의 의지다.
하지만
적어도 나는
타의에 의해 태어난 이상
생명에 대한 자율성을 가지려 허둥대기 보다는
거기에 복종하려 한다.
나는 태어났기에 살아있고
살아 있기에 산다.
그리고 살아야 하니까
좀 잘 살아보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