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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하나
 존중받고 싶다.   치유일지
조회: 2537 , 2013-06-11 16:45


지금 남자친구의 페이스북에
전 여자친구의 흔적이 굉장히 많다.
그래서 나는 무지무지 거슬린다.











주변 사람들에게 이야기를 해보아도
이건 말도 안 되는 거라고 한다.
그런데 오늘 보니까
전 여자친구가 그 오빠를 태그해놓은 사진들이 다 사라졌고
그 오빠도 자신이 여자친구와 함께 찍은 사진들을
타임라인에서 모두 숨겼다.

그런데 나는 타임라인에서 숨긴 행동이 조금 의아하다.
지울 거면 지울 것이지
숨길 것은 뭘까.
그렇게 해도 어차피 사진첩에는 다 남아있고
나도 다른 사람들도 다 볼 수가 있다.




지우기가 싫었던 걸까? 
아니면 타임라인에서 숨기면 지워지는 줄 알았던 걸까? 
아니면 내가 그닥 신경쓰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던 걸까? 

가능성은 이 세 가지 정도인 것 같다.




중요한 것은
내가 원한다면 오빠는 그것을 지워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사실 나는 과거에는 신경쓰고 싶지 않아 한다.
전 여자친구와 페이스북 친구인 것도 크게 상관은 없다.
그것은 오빠의 인간관계일 뿐.
전 여자친구와 연락을 하든 말든 그것도 별 상관은 없다.
중요한 것은 현재의 나에 대한 태도이다.

나를 존중해주었으면 좋겠다.
나를 존중한다면 
흔적들이 내 눈에 띠지 않게 하는 것이 맞다.

그것들이 우리의 관계에 영향을 미치지 않게 하는 것이 맞다.
그런데도 왜 남자들은 그런 흔적을 지우지 않는 걸까? 
아니, 남자들이 그러는 걸까? 



중요한 건 지금이 맞다.
지금 오빠를 보면 나를 좋아하고 있지 
그 사람을 좋아하지는 않는다.

서로 믿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피상적인 것으로 서로의 마음을 판단해서는 안 된다.




질투가 나는 것은 어쩔 수 없고
자연스러운 일이다.
만약에 내 페이스북에 전 남자친구와의 사진이 있었다면 
오빠도 마찬가지로 질투가 났을 것이다.
그건 당연한 거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지금에 집중해서
지금의 내 이야기를 남자친구에게 들려주면 된다.

나는 오빠 페이스북에 편안한 마음으로 들어가고 싶다.
왜냐하면 지금은 내 남자친구니까.
내 남자친구 페이스북에 들어갔을 때
내가 불편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내가 지금 오빠의 여자친구니까.

보고 싶다면 
다른 곳에 저장하든지
내 눈에 띠지 않게 해주었으면 좋겠다.

감정 정리는 확실하게 부탁한다.
사진을 지우고 싶지 않을 정도로
정리가 되지 않았다면 
나에게 이야기해주기 바란다.

어떤 의미로 사진을 지우고 싶지 않은 건지도 이야기해주기 바란다.
추억일 뿐이라는 것, 이해한다.
그 아련한 느낌,
이해한다.
나도 한동안 지우지 못했다.

하지만 언제나 선택은 필요하다.
그 아련한 느낌을 선택할 것인지
나를 선택할 것인지
결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어쨌든 오빠에게도 절반의 책임이 있는 관계이니까.
만약 오빠가 정말로 내가 오빠로 하여금
가치 있는 존재라고 느끼게 하고 싶다면 
전 여자친구의 흔적은 지워주는 것이 맞다.

나는 그 사진을 보면서 질투를 느끼게 되는 것도 싫고
과거를 궁금해하는 것도 싫고
그게 현재의 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것도 싫다.

나는 지금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그저 지금에 집중하고 싶다.

만약 지우고 싶지 않다면 
그 이유에 대해서 솔직하게 이야기해주었으면 좋겠다.



이 부분은 
오빠가 나를 배려해야 하고
책임져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전 연애가 끝난 지 얼마 안 됐기 때문에
그런 점에서 신경이 쓰이는 것은 어쩔 수 없기 때문이다.

솔직히 말하면 
오래 된 것도 아니고 
얼마 되지도 않은 사진들이 페이스북에 올라와 있는 것은 좀 그렇다.

물론 얼마든지 좋게 생각해보려고 노력을 했다.
내 사진으로 채워가겠다고.
하지만 그렇게 좋게 생각하고 끝낼 문제는 아닌 것 같다.

이건 새로운 사람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한다.
만약 오빠가 진심으로 나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지워주기 바란다.

지워달라는 말이 폭력적으로 들린다면 미안하다.



입장을 바꿔서
오빠가 나에게 지우라고 한다면
나 역시 조금 싫을 것 같다.
왜냐하면 나에게는 추억이고 
어차피 전 사람과는 이미 끝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만약 나의 그런 추억팔이 때문에
지금의 나의 남자친구가 기분이 좋지 않다면 
나는 얼마든지 지울 의향이 있다.
그리고 지우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어차피 지나간 일보다는 
지금 내 눈 앞에 있는 사람이 중요하니까.



맺고 끊는 것을 정확히 해줬으면 좋겠다.
혼자서 여운을 즐기는 것까지는
내가 모르게 한다면 어쩔 수 없다.
오빠가 사람과 인연, 추억을 소중하게 생각한다는 것쯤은 알겠으니까.
그리고 나는 전 연애가 좋지 않았기 때문에 쉽게 잊을 수 있었지만 
만약 그렇지 않았다면 잊을 만한 시간이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 부분은 
내가 더 잘해서 채워나가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감정적인 부분에 대한 이야기는 차차 해 나가도록 하고,
일단 사진을 내 눈에 보이지 않게 배려해줬으면 좋겠다.

혹여라도 아직 헤어진지 얼마 되지 않아서 
정리하지 못한 흔적이 있다면
적어도 내 눈에라도 들어오지 않게끔
배려해주었으면 좋겠다.

어차피 내 눈에 안 들어오면 나는 모르니까.
그런데 이번 일을 계기로
오빠의 전 여자친구에 대한 감정이 궁금해진 것은 정말 유감이다.
나는 그러고 싶지 않았는데.
전에 이야기했듯 
오빠가 별로 이야기하고 싶지 않다면 
굳이 묻고 싶지도, 듣고 싶지도 않았다.

그런데 이런 것들로 내가 궁금해지고 
신경 쓰게 된 건 
기분이 나쁘고
배려받지 못한 기분이 든다.

확실하게 맺고 끊어주길 바라고
나를 존중해주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