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C버전
공개일기 한줄일기 내일기장
봄여름
 나침반이 주머니 속에 있다면 괜찮습니다.   합니다.
조회: 2197 , 2014-06-29 23:54




제 주머니 속에 나침반이 들었는지 들지 않았는지 사람들은 모릅니다.
아무도 없을 때 잠깐씩 꺼내어 볼 뿐 남들에게 보여주진 않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그저 제가 하는 말을 믿고 승선을 할 뿐입니다.

그런데, 사람들이 정말 모를까요? 
아닙니다. 다 알 것입니다. 다 느끼고 있을 것입니다.
제 주머니 속에 나침반이 있다면 저는 흔들리지 않습니다. 
길을 정확히 몰라도 방향은 확실히 알기 때문입니다. 그 확신, 신념을 사람들은 모두 느낍니다.

그런데 최근에 제가 양 손에 든 짐이 너무 많다는 핑계로 나침반을 꺼내보지 않았습니다.
급하니까, 일단 짐부터 옮겨놓고 나침반을 보겠다는 생각으로 그저 미뤘습니다.


그러자 언제부터인가 사람들은 저를 의심하기 시작했습니다.
제게 나침반이 없거나, 고장난 것을 들고 본인들을 잘못된 방향으로 데려간다고 생각한 것 같습니다.
아니면 처음부터 제가 가려던 방향과 본인들이 가려던 방향이 다르다는 것을 깨달았을 수도 있습니다.

어쩌면, 북쪽으로 갈 사람들만 태운 것이 아니라 북동쪽,북서쪽 갈 사람들까지 태웠는지도 모릅니다.
당장 급하다는 이유로, 일단 비슷한 방향인 사람들을 무턱대고 태운 것이지요.
그러면서 제가 그들에게는 마치 북동쪽, 북서쪽을 가려는 것처럼 얘기했는지도 모릅니다.





양 손 가득 들고 있던 짐을 내려놓고서야 주머니 속에 손을 넣어볼 여유가 생겼습니다.,
나침반을 꺼내보았습니다.
폭풍우가 지난 잔잔한 바다 위에서 보니, 이제야 출항하기 전과 같이 예리하게 짚을 수 있습니다.
여러 이유로,,,, 잠깐 돌아가려고 했었는데 너무 먼 길을 돌아온 것 같습니다.

다행입니다. 더 갔으면 더 돌아오기 힘들었을 것입니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것이라고 하지 않던가요.
잔잔한 바다 위에서 본 나침반.
예리하게 방향을 잡고 다시 한 번 타를 돌립니다.


















바나나우유처럼달콤한   14.06.30

주머니 속 나침판..좋네요 ㅎ

억지웃음   14.07.02

그러네요.. 내 마음속의 나침반 확인을 못해서
자꾸 방향을 모르고 혼선이 오는 것 같아요...
내가 내 방향을 모르는데, 누가 날 믿겠어요.....

저한테 아주 중요한 걸 일깨워 주신 일기입니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