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2551 , 2015-03-24 02:05 |
퇴근했더니 대문이 나온 입처럼 삐죽 열려있다.
아..... 우리 개 집 나갔다.........
서서히 청소년에서 청년의 길을 걷고 있는 우리 개가
처음 대문 밖을 홀로 나갔을 때, 두 시간 만에 집에 찾아왔다는 사실이
고맙고 신기하고 대견하여 초반의 당황스러움과 좌절감을 승천시켜주더니..
수 회 되풀이하니 오늘은
이제 또 찾아다녀야 하나 싶어 기이이이잎은 어이상실감이 밀려왔다.
찾다찾다 포기하고 늦은 저녁을 먹는 중 동네동생에게 전화가 왔다.
자기 집 앞에 이 개가 있더란 말씀. 숟가락을 내동댕이치고 뛰었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은 다 지나가는 노란 개를 봤다고 하는데
나는 꼬리도 못봤다...엉엉
우리 개는 바보가 아니다. 나가면 확실히 집을 찾아는 온다..언제 올지 모르지만.
정확히 오후 7시 경에 집을 나갔다는 개는..... 밤 12시 10분 경에 돌아왔다.
얜.....뭐지......
감기가 채 낫지 않은 나는 저절로 다이어트가 되고 있어 좋아야 할지 말아야 할지
이 이야기를 하면서도 내심 힘들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여 결국 좋은데 티를 내지는 못하겠구만
오늘 미세먼지 농도 짙은 대구에서, 마스크도 없이, 외투도 없이, 나를 유산소운동을 시켰다.
버스가 하도 안와서 경대병원 역서부터 40분을 걸은 나에게 ...
몰래 맛난 것을 입에 물려주고, 12킬로의 너를 안아 옥상에 올려주고 충분히 쓰다듬고 털을 빗겨주고
너 때문에 유혹과 향락?ㅡ을 뿌리치고 달려오는 나에게 ... ...
내가 바보구나 아....
오늘 달이 비었다. 저 빈 달이 참 술 땅기게 한다
빈 달에 쪼록 따라 기울여진 채로 입을 대고 홀딱 마시면 어떤 맛이 나려나
이 어이없음을가져가주려나..에이..
요로코롬 복잡한 마음이 드는 것을 보니 점차 기력이 회복되고 있나보다.
감기...이런 잔바닥에 엉겨붙은 찻국물같은 너.
박박 벗겨내고 물에 불려 벗겨내도 또 쌓이는 것.
오늘은 퇴근 후 생활이 끝.
개, 찾다, 셀프 컴백홈, 승질을 울다에 풀다, 성공적.
질주[疾走]
15.03.25
크....ㅋㅋ 고생하셨어요... 그래도 그 친구가 귀소본능이 장난 아니네요. |
볼빨간
15.03.27
어디를 갔다, 집은 어찌 찾아온건지~ 동물은 정말 재미있는 친구들이에요 ^^ |
向月
15.03.26
경대병원에서 40분걸리는 동네가 어디지, 한참 생각했어요. |
볼빨간
15.03.27
동까지는 아니라도 같은 구에 산다고 알고 있어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