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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
 빛나고 있다.   사랑하나요
조회: 2043 , 2015-09-08 00:30


"내가 만약 정치인이었더라면 어때?"
저녁 산책중에 횡단보도 앞에서 신호를 기다리다 너에게 물었다.
"음... 그럼 열심히 뒷바라지 해줘야지."
"감옥에도 몇 번 들락거릴 수 있는데, 괜찮아?"
녹색불이 켜지고 우리는 서로에게 한쪽 팔을 감은채로
멈췄던 길을 다시 걷기 시작했다.

너는 귀엽다는 듯이 웃으면서 내게 되물었다.
"감옥에는 왜?"
"의심쩍은 일에는 항상 진실을 밝혀내려고 할테니까.
그러니까 나는... '비주류'일테니까."
나는 진짜로 정치인이라도 된 마냥 심각하게 말했다.
시덥잖은 질문에도 너는 늘 각고 끝에 대답해주곤 한다.
"음. 괜찮아. 
그래서 더 빛나는 법이니까."

애먼 대화주제였는데도 괜히
나는 빛나고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서 가슴이 따뜻했다.
딱히 정치인이 아니라도 현재의 나 역시 '비주류'라는 생각에서였겠지.

위로 받으려고 꺼낸 말이 아니였는데도,
따뜻한 위로를 받게하는 재주를 가진, 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