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281 , 2015-09-19 19:22 |
주말에 <밑줄긋는 여자 -성수선, 웅진윙스- >라는 북에세이를 읽는데
김훈이 "네이버, 지식인의 서재"에서 했다는 말이 인용되어 있다.
최근 <넛지>를 읽으며, 많은 책을 읽기보다는 몇권의 양서를 몸에 익히는 것이 훨씬 더
유익하다(혹은 올바르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는데,
내 생각과 김훈이 했다는 말의 맥락이 비슷해서 김훈 인터뷰를 다시 찾아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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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꾸만 사람들이 책을 읽으라, 책을 읽으라 하잖아요. 그게 틀린 말은 아닌데……
저는 이렇게 생각해요. <근사록>이라는 책을 보면 ‘공자의 논어를 읽어서, 읽기 전과 읽은
후나 그 인간이 똑같다면 구태여 읽을 필요는 없다.’ 라는 이야기가 나와요.
그러니 다독이냐 정독이냐, 일 년에 몇 권을 읽느냐, 이런 것은 별 의미 없는 것이지요.
책을 읽는다는 것보다도 그 책을 어떻게 받아들여서 나 자신을 어떻게 개조시키느냐는 게
훨씬 더 중요한 문제죠. 책에 의해서 자기 생각이 바뀌거나 개조될 수 없다면 구태여 읽을
필요 없는 거죠.
책은, 우리가 모든 세상과 직접 관계해서 터득하고 경험의 결과를 얻기는 어렵기 때문에,
그 보조적인 수단으로 필요한 것이에요. 세상을 아는 여러 가지 수단 중 하나인 것이지요.
책 속에 길이 있다고들 그러는데, 내가 보니까 책 속에는 길이 없어요.
길은 세상에 있는 것이지. 그러니까 책을 읽더라도, 책 속에 있다는 그 길을 세상의 길과
연결을 시켜서, 책 속의 길을 세상의 길로 뻗어 나오게끔 하지 않는다면 그 독서는 무의미한
거라고 생각해요. (......)
앞으로는 자꾸 새 것을 읽지를 말고 옛날에 읽은 책을 다시 읽으려고 그래요.
<장자>, <논어>, <사기> 같은 것을 다시 읽어야 해요.
왜냐하면 내가 여생이 얼마 안 남았잖아.
새 책을 따라가기보다는 고전을 읽으려고 해요.
- 네이버, 지식인의 서재 <김훈>편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