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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러시안블루
 생각들 - 사랑에 대한 단상   2015년
조회: 87 , 2015-09-19 19:46

1. 백남준이 죽기 몇달전 인터뷰는 이렇게 시작된다
 
    - 지금 무엇이 제일 하고 싶으세요? 
       “아, 연애.” 
   - 연애 많이 하셨잖아요?
      “아직 부족해.” 

   백남준은 그 나이에도 사랑에서 영감을 얻고,  異性에 가슴이 뛰었던 걸까?
   나는 백남준이 나보다 젊게 느껴졌다.
   (좀 더 솔직히 말 하자면 '멋지게' 느껴졌다)


2. 나는 이제 <영원>이라질지, <불멸>이랄지, <운명> 이랄지 이런 단어를 믿지 않는다.
   더구나 누구에게 가슴이 뛰지도 않는다.

   그래서  자족한가?
   대체로 그러하다.

   그것은 마치 터널을 빠져나온 기분이다.


3.  지겹게 사랑을 해본 자로서 말하자면...
    사랑은 소유욕과 떼어놓고 생각하기 어려운 것 같다.

    욕정만 있다면 괴로울리도 없을 것이다.
    사랑의 과정에서 나를 가장 고통스럽게 했던 것은
    그녀의 몸뿐만 아니라, 
    대뇌피질에도 온전히 나를 기억시키고 싶은 욕망이었다.


4. 나를 사랑한다면, 여기서 뛰어 내려봐.
   그녀가 말했다
   학교주변 생활 하수가 흐르는 다리위였다.
   나는 별 망설임없이 뛰어 내렸다.
      
   남는 것은 신발속의 진창과  청바지에 스며든 지독한 시궁창 냄새이지만
   기억속의 그 다리는 세느강이 흐르는 미라보 다리보다 아름답다.
   
   사랑은 기억속에서 윤색되고 채색된다.

    어쩌랴.
    나이를 먹으면 그 기억을 추억하며 사는 것이 인간인 것을.


5. 나는 지금도 커피숍이나 거리에서 담배 피우는 여성이  참 매력적이다..
   그 것은 사랑했던 어떤 여자가 골초였기 때문이다.

   그녀가 아니었다면 나는 아마 마초로 남아있을지 모르겠다
   분명 좋은 사랑은 사람을 성장시킨다.


6. 내 생각엔,  사랑은 인생에 한번만 오지 않는다.
   마음을 열어두는 한 수없이 온다.
   그때마다 우리는 사랑하고, 슬퍼하고,  배우고, 성장한다.

   사랑은 매번 고통스럽다.
   누구에게나 사랑의 8할은 고통 아닐까?

   
7.  인생의 어떤 국면에서는 사랑보다 더 소중한 것이 있음을 나는 믿는다
    아직 정확히 알 순 없지만
    그것은 마음속에서 들려오는 깊은 목소리와  관련이 있다.
    누군가 말한 '지켜야할 약속'과  '잠들기 전에 가야할 길'..같은거.
     
    The woods are lovely, dark and deep.                      
     But I have promises to keep,                                   
     And miles to go before I sleep,                                
     And miles to go before I sleep.                                
                     
            - Robert frost ,   Stopping by Woods on a Snowy Evening 일부 -